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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58 - 내 친구 A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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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7-01-10 22:51 댓글 2건 조회 1,0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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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사는 내 친구 A는 전직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키는 별로 크지 않지만 얼굴이 거무튀튀하며 힘깨나 쓰게 보이고 남자답게 생겼지요  

학교에 재직하던 어느 날 A는 같은 학교에 재직 중인 한 여교사로부터 데이트신청을 받게 됩니다.

물론 A는 아이 둘을 가진 유부남입니다. 하지만 데이트를 신청한 여교사는 이혼을 하고 혼자생활을 오래한 요즈음 말로는 혼녀였다 하는군요.

사연인즉 너무 오랫동안 혼자생활을 하다가 보니 이성과의 대화(?)가 그립다며 하루만 자신과 함께 해주면 여한이 없겠다고 목을매더랍니다.    

생긴 것과는 달리 마음이 양처럼 순한 이 친구는 그럴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거절을 했지만 여선생의 사정을 잘 알기도 하려니와 워낙 집요한 간청을 이기지 못해 그럼 딱 하루만이라는 조건으로 화창한 어느 주말을 택해 데이트를 약속하게 됩니다.  

이 친구 생전 바람이라고는 피워보지 못한 숙맥인데다가 아내 몰래 동료 여선생과 데이트를 즐긴다는 생각에 밤새 잠도 못자고, 행여 주변사람에게라도 들킬까 겁도 나고, 주말이라 아내와 아이들도 마음에 걸리고 온통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드디어 D-day의 아침이 밝아오고 왠지 모를 양심의 가책에다가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아내와 애들에게 뭐라고 그럴 듯하게 핑계를 댈까 하는 생각이 온통 머릿속을 가득 메웠겠지요  

각설하고 A가 여선생과의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현관에서 부지런히 신발 끈을 묶고 있는데 딸애가 넌지시 의례적인 인사 겸 말을 툭 던집니다.

아빠 언제 들어오실 거예요?’  

그런데 말입니다. 잔뜩 복잡한 머릿속과 마음이 딴 곳에 가 있던 이 친구, 무슨 말인들 온전히 들릴 리가 있었겠습니까. 대답을 한다는 것이 버럭 화를 내며 이랬다는 군요.

아니, 내가 오늘 무슨 여자를 만나러 간단 말이야!’  

엉겹결에 셀프 디스(self dis)를 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평상시와 달리 아침부터 잔뜩 달떠서 이옷 저옷 갈아입고 향수도 뿌리고 행동거지가 좀 이상하다 싶었던 아내가 옆에서 이들 부녀의 대화를 듣더니 순간, 잠재되어있던 특유의 촉이 살아났습니다  

여봇! 당신 나 좀 봐욧!’  

그날 여선생과의 데이트는 커녕 아내에게 하루 종일 닦달을 당하고 남김없이 고해성사를 한 다음에야 풀려났다는데...   

에효~~~

그러니 바람도 아무나 피우는 게 아닙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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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ㅎ선생님은 이수과목에 없으니 인정하고
사실 그 문제야 학습하지 않아도 뛰어난(?) 고수들이 많은데
A4님은 어떨지..?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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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저는 그...그걸 뭐라고하죠? 아, 어려움에 처한 혼녀, 어떻게든 도와줘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러니까 잘 하려고 한 일인데 그런거 이걸 막 이렇게 역어가지고 그러면 참 곤란하다고 봐요.
(우쉬, 빨리 백옥주사 맞으러 가야하는데...괜히 시작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