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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길 위에서 길을 묻다 100 - ‘돌배나무 그늘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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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8-07-17 20:37 댓글 4건 조회 7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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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에 돌입을 했다 해도 사람이 백세를 넘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글을 쓰는 일도 같은 것인지, 처음에는 1년에 52, 1회 꾸준히 연재를 하면 2년이면 100회를 쉽게 넘기겠다 싶었는데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한 듯 싶다  

3년여에 걸쳐 당초 목표했던 100회를 넘기면서 돌아보니 홀가분함과 뿌듯함 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앞선다.

길 위에서 길을 묻다라는 다소 철학적인(?) 테마로 살아가는 주변의 일을 글로 쓰자고는 했지만 시시콜콜 삶의 뒤편에서 일어나는 너스레만 잔뜩 늘어놓은 것 같다  

횟수를 거듭하며 목표한 곳에 오르고 보니 이곳은 그저 늙은 돌배나무 한그루 이정표처럼 서 있는 야트막한 고갯마루일 뿐 길은 다시 저 먼 봉우리를 향해 이어져 있다.  

그러고 보니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쉬면서 길을 묻는 사람이 아니라 구부러진 길 같은 그런 사람으로 머물고 싶기도 하다  

길로 누워있으면 어디에선가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고, 밤이면 어린시절 멍석위에서 팔베개를 하고 바라보던 푸른 은하수가 강물처럼 흐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보나마나 그러다가 그 놈의 역마살 때문에 새벽이슬에 잠방이를 적시며 다시 물어물어 길을 떠날 것이다.    

아무튼 이 삼복 무더위에 당신이 걷는 길 뒤편에서는 등골을 타고 흐르는 땀을 식혀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원해 본다.   

졸필을 100회 동안 인내하시면서 읽어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린다.

동구 밖 느티나무 그늘 같은 넉넉하고 여유로운 여름 보내시기 바란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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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祝 100회!
놓치지 않고 잘 읽습니다.

추석무렵 
산속 신배(돌배)나무 밑에 가면
청설모가 따주는 신배 몇개
주워다 술 담그면 좋았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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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멈출 나이는 아닌듯 ㅎㅎ
100이란 숫자의 의미는 "이루어 완성하다"이니
숫자를 수리학적 개념으로 단정치 마시고 가시던 길 꾸준히 걸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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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두분 선배님의 축하와 격려말씀 감사드립니다.
허나마나 차일 피일 하다가 폭염은 기승을 부리고
초당순부두는 은제나 대접을 할지...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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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초당순두부~ㅎ
point 유효기간이 아직 남았다하니
좀 더 아껴 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