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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멍이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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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1-10 20:57 댓글 0건 조회 5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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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구름.jpg

 

 

                   어멍이야라!

 

자가용을 끌기 시작한 다음부터 시내버스를 타 볼 기회가 거의 없어져버렸다.

근래에 시내버스를 타 본 것은 2018년도인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 한시적으로 공짜

 시내버스를 태워줬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딱 한 번 타 본 기억이 난다.

당시에 공짜로 태워준다고 하길래 한 번 타 본 이후에 지금까지 한 번도 탑승한 적 없었다.

 

 

시내버스비를 잘 몰라서 대권경쟁에서 스텝이 꼬여졌던 정**이란 사람도 있었다.

일반 시민들의 애환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교통수단이 바로 시내버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운전을 못하는 나이 든 분들의 대중 교통수단으로 지하철과 함께 시내버스가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농공고에 다니던 시절에 등하교는 시내버스가 담당했었다.

버스를 놓치면 그날은 영락없이 지각을 하는 날이다.

당시엔 지금처럼 스쿨버스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집안에서 자가용을 굴리던 시절은 더더욱 아니었다.

최신 교통수단으로 오로지 시내버스밖에 없던 시절이었음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시내버스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던 시내버스가 운전면허증이 없거나 나이가 너무 많아서 운전이 안 되는 사람과 택시를 탈 

경제적 여력이 좀 부족한 사람들의 이동수단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저 같은 경우엔 특별한 일이 있어서 자가용을 굴리지 못할 경우에는 주로 택시를 이용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의도적으로 시내버스를 타게 되었다.

시내버스는 특성상 노선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버스의 시발점과 종점 사이에 이용객들이 많은 곳을 정류장으로 정해놓고 거기에서 탑승하거나 

하차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내가 가고자 했던 곳은 어단리에 있는 설래라는 곳이었다.

종점은 테라로사 커피숍 주차장이다.

 

 

거기를 가기 위해서는 공단에서 출발하여 강릉역, 시외버스터미널, 강릉시청을 거쳐서 용강동

신영극장, 양우내안에 아파트, 병무청, 경포중, 모산초, 구정초, 학산 오독떼기 전수관을 지나서

 설래까지 가는 노선이다.

서부시장에 있는 정류장에서 그 버스를 타기 위하여 공단에서 출발한 시간대에 집에서 출발하였다.

정류장에는 해람중학교 학교배정을 받고 나온 새내기 중학생 2명과 나이가 좀 든 아주머니 2명 

정도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는 것은 좋은데 어떻게 타야 할는지가 걱정거리가 되어 버렸다.

과거처럼 토큰이나 버스표가 있는 것도 아닌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다른 노선에 버스가 와서 승객을 태우는데 살짝 보니까 버스 요금은 1,700원으로 찍혀 있었다.

실제 시내버스비가 얼마인지는 몰랐다.

적어도 2,000원 밑이라는 것 쯤으로 추정하여 우정 집에서 1,000원짜리 지폐 몇 장을 챙겨 가지고 갔다.

덧붙여서 일반 비씨카드 같은 것도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것도 단단히 준비를

 해 가지고 갔다.

 

 

15분 정도 버스 정류장에서 덜덜 떨면서 기다리다보니 설래행 시내버스가 도착했다.

처음엔 카드를 가지고 단말기에 들이댔는데 작동을 하지 않는다.

뒤집어 들어 대도 역시 무반응으로 나왔다.

할 수 없이 카드는 집어넣고 현찰 2,000원을 넣었더니 기사분이 300원을 거슬러주었다.

다행이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지 않고 순조롭게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 이후에 이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어떻게 버스비를 결재하는가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버스 승객의 대부분은 나이가 좀 든 아줌마들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무슨 카드를 가지고 단말기에 들이대니 이내 결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시내버스 타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모든 것이 몰랐을 때, 처음 해 볼 때 힘든 것이지 알고 나면 별 것 아닌 것도 많이 있다고 본다.

병무청 뒤쪽 길로 접어들면서 전형적인 시골풍의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승용차를 몰고 다닐 땐 몰랐는데 덩치가 큰 시내버스에 올라보니 도로가 상당히 좁게 보인다.

 

 

경포중을 지나 모산초교을 지나서 다리를 건너서 200여미터 정도 가는데 덩치가 큰 버스가

 덜컹하는 것이 아닌가.

그냥 덜컹할 정도가 아니라 엉덩이가 솟구칠 정도로 큰 강도로 덜컹거렸다.

이유는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는데 기사분이 그걸 넘을 때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 줘야 하는데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다.

승용차라면 서스펜션의 작동이 잘 되어 스무스하게 지나쳤을 것 같은데 이런 장치가 제대로 

장착이 안 되어서 그런지 엄청난 충격이 왔다.

바로 내 뒤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엉겁결에 내 뱉은 외마디가 뇌리에 강하게 꽂힌다.

어멍이야라!”

 

 

나도 충격을 받아서 어리어리 한 상태인데 그 아줌마의 외마디 한마디에 내가 받은 충격은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아줌마가 본능적으로 내 뱉은 외침의 말이 너무 순수하게 내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우리 지방의 사투리가 본능적으로 생생하게 튀어 나온 장면을 본 것이다.

비록 그 순간에 버스가 튀어 올라 승객들은 본이 아니게 놀랐지만 거기서 나온 외마디의 소리는

 그런 충격을 한 방에 흡수해 버리는 마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과속방지턱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 턱을 넘을 때엔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서 아리랑 

고개 넘 듯 잘 넘어갔다.

운전기사분도 승객을 놀래키려고 브레이크을 안 밟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모처럼 시내버스를 타게 된 날에 버스비 내는 것과 함께 과속방지턱에서 나온 충격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대해서 리얼하게 맛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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