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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 든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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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4-01-08 10:48 댓글 0건 조회 4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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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1.jpg

 

  주눅 든 인생 2

 

 

직장생활을 하던 사람은 때가 되면 그만 두어야 하는 숙명에 빠지게 된다.

자기가 그 직장이 싫으면 그만두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만두는 사유에 대하여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건강이 나빠져서 그만두었다면 그 건강에 대하여, 다른 직장으로 가기 위하여 현 

직장을 뒤로 하는 경우엔 전 직장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애착과 함께 신 직장에 대

한 적응에 대하여 신경 쓸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충격은 나이에 끊기면서 그만 두는 경우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어디 가서 하소연 할 일도 아니고, 가는 세월에 대하여 한탄한 일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심적으로 들들 볶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직장마다 나이에 대하여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설상 그 

나이가 되면 신경이 바싹 곤두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든 사람을 직장에서 퇴출시키겠는가를 살펴보면 얼추 답이

 나오리라 본다.

사실 어느 직장이던 나이 든 사람을 선호하는 곳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혹시 노인회에서는 어떨는지 모르지만 거기서도 나이가 구십 객이 넘는 사람을 

임원진으로 모셔다 쓰는 경우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그래도 한 살이라도 젊은 노인을 가져다 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디가도 나이를 먹은 사람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게 냉혹한 현실인 것 같다.

그렇다고 나이를 안 먹을 수 도 없는 상황이고 보면 이런 인간세계가 야속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의 벽이 이렇게 높다보니 그걸 초월해서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그 이후에 대통령 후보자들을 

보면서 위안을 가질 수 도 있을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나이가 들면 별 볼일 없어진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귀착된다는 것이다.

별 볼일 없어진다는 것은 거들떠보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런 것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으니 그건 다름 아닌 아기와 노인이 같이 

있을 때 어디에 먼저 시선이나 관심이 가는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는 희망이 보이지만 노인에게는 절망이 먼저 보인다는 것이다.

 

노인을 폄훼하자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시대의 노인은 어디에 가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대접받을 정도의 일을 잘 못한다는 것과 연결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일을 해도 젊은 사람에 비해서 성과나 능률이 떨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과거 같으면 노인이 되기가 바쁘게 저승행 열차를 탔다고 본다.

의식주 환경이 인간에게 좀 더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의술까지 덧붙여 발전하는 

덕분에 수명이 길어지게 되었다.

이러다보니 직장이나 직업에서 손을 뗀 후에도 오랜 시간을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노인도 젊은 노인, 중노인, 더 늙은 노인으로 구분해야 하는 세상에 온 것이다.

예전처럼 뒷방이나 차지하고 담뱃대나 물고 있을 처지가 아니게 된 것이다.

 

요는 어떻게 해야지만 주눅 든 노년의 인생을 덜 주눅이 드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인가를 궁리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온 것이다.

흔하게 듣는 말로 건강하고, 좋은 정신자세를 가지고, 열 받거나 노하지 말고

맛있는 것 먹고, 돈 있으면 잘 쓰고, 취미생활도 잘 하고, 여행도 가끔 다니고

손자손녀도 잘 봐주고, 여력이 있다면 봉사활동도 잘 하면 좋은 말년을 보낼 수

 있다고 하는데서는 큰 의의가 없을 것이다.

다 좋은 말이자 행동이지만 속내는 영 편치 않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결정적인 이유는 존재가치가 희미해지는 것이다.

뭣을 해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것이다.

나이를 좀 더 먹으면 걸어 다니는 것 조차 누구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온다는

 것이다.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저절로 주눅이 드는 대표적인 장면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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