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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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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12-31 21:59 댓글 0건 조회 4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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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끝

 

뭔 일을 하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인 법이다.

2023년 출발의 항해는 거창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뭔가 큰 것을 한가닥 할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의미 있게 출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게 금빛 찬란하게 출발했던 2023년도 서서히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올 한해도 정리해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다.

같은 태양이지만 떠오르는 태양보다 서산에 걸려 있는 태양이 안쓰러워 보이는 법이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미약한 것인지 아니면 그 역방향인지는 개개인에 따라서 

달라지리라 본다.

 

 

시작이란 무엇이겠는가.

쉽게 풀어본다면 처음이란 뜻과 상통하리라 본다.

일상생활에 견주어 본다면 출발선이라 보면 될 것이다.

하루에 시작은 해가 뜨면서 이루어지고 한 달에 출발은 그 달 첫 날에 이루어지며 

일 년에 출발은 년 초에 이루어진다.

인간의 일상생활에 시작은 태양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루는 태양이 지축을 기준으로 한 바퀴 도는 시간이요, 한 달은 달이 지구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이요, 한 해는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인 것이다.

지구와 태양, 그리고 달의 일정 궤도를 도는데 출발점을 인간도 거기에 맞추어 

시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시작에 대해서 인간은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

지구가 자전이나 공전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달이 지구의 둘레를 도는 것 또한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인간이 거기에 맞추어 살아야지 천체가 인간에 맞추어 돌 수 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요는 지구나 달, 태양이 돌면서 일어나는 현상에 의해서 인간의 생활은 거기에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거나 더워지는 것, 비나 눈이 오는 것, 밤과 낮이 되는 것, 계절이 

바뀌는 것, 해가 길어 지거나 짧아지는 것 같은 현상이 이에 해당된다고 본다.

 

 

이렇듯 지구와 달과 태양의 공전과 자전에 의해서 시작되는 출발점에 인간이라고 

생긴 것은 죄다 들어서야 하는 숙명에 빠지게 된다.

싫던 좋던 해가 뜨면 하루를 맞이해야 하는 것이고 한 달에 시작이 되면 거기에 자신의

 생활을 세팅해야 하는 것이다.

하루, 한 달, 일 년의 시작점을 죽을 때까지 무한 반복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그런 시작점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훌륭한 양념이 있으니 그게 바로 희망이라는 

것이다.

희망이 없다면 살아가는 맛도 엄청 떨어질 것이다.

오늘은 비록 힘들다 하여도 내일엔 더 나은 날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바로 희망인 것이다.

이 희망의 끈 덕분에 하루, 한 달, 일 년의 시작이 그런대로 틀을 잡아 가면서 살아

가게 된다 .

물론 시작할 때 생각했던 목표점에 달성하고 안하고는 부차적인 문제라 본다.

자신이 열망한 목표점에 도달 안되었다고 성질을 내거나 분통을 터트릴 이유는 

크게 없다고 본다.

왜냐, 내일이 있고 다음 달이 있고 내년이 또 다가오기 때문인 것이다.

이런 맛을 더 감칠 나게 해 주는 것 또한 희망이자 기대인 것이다.

 

 

어찌하였던 2023년도가 서서히 저물어간다.

한 해의 끝자락이 보인다는 것은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정리해야 할 시간대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뭘 정리해야 할 것인가.

농사를 지어보면 가을에 추수를 하게 된다.

투자한 것에 대한 보상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년 동안 내 인생에 투자한 결산서를 볼 때가 요맘때인 것이다.

쥐뿔도 투자한 것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도 되겠지만 그건 자신에 대하여 너무

 홀대하는 처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올 년 초에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면서 많은 인파를 헤집고 동해에 뜨는 장엄한

 태양을 바라봤을 것이다.

거기서 생각했던 바가 바로 그 해에 내게 투자해야 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요맘때에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저는 2023년도가 직장생활에 마지막 년도였었다.

제대말년엔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가라는 말 있듯이 조용히 은퇴를 하기 위하여

 신경을 썼다.

신경을 썼다는 것은 쓸데없는 일을 떠벌리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상통될 것이다.

썩 바람직한 접근법은 아니지만 주변에서도 일 떠벌리지 말라는 말은 많이 들었다.

그렇게 했다.

결국 남는 것은 쥐뿔도 없었다.

올 말년까지의 인생은 쥐죽은 듯 조용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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