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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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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11-10 21:19 댓글 0건 조회 5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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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1.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농업과 관련 없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먹거리의 대부분은 농업 아니면 어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걸 초월해서 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렇게 중요한 산업인 농업이 홀대 내지 천대를 받고 있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고 

개탄스러울 뿐이다.

그래도 내 팽개칠 수 없는 산업이 되다보니 농민의 날이란 겉치레 행사는 매년 

열리고 있는 것 같다.

매년 열리고 있는 모양새를 보면서 마지못해서 하는 행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어찌 보면 1111일에 사기업에서 주최하는 빼빼로 데이만도 못한 행사로 전락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농업은 인류를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라 본다.

이 산업이 망가지면 인간의 삶이 이렇게 윤택하게 이어질 수 없다는 것도 다 알 것이다.

그냥 살기위한 방편의 산업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직간접적으로

 얻는 이익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 것이다.

농업을 그냥 쌀이나 보리, 반찬거리인 채소나 육류를 생산하는 산업으로만 본다면 큰 

돈 안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조금만 눈을 크게 떠서 보자.

서너 집 걸러 한 집씩 만들어진 카페에서 뭣을 파는가?

거기서 파는 커피야말로 대표적인 농산물이 아니겠는가.

우리지방에 들어온다는 바이오산업단지에서 쓰이는 원료는 또 무엇이겠는가.

바이오가 들어간 산업도 광범위하게 수렴한다면 농업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지방은 관광업으로 밥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독일, 터키 같은 곳에 가면 농업과 관광이 어루어져 인간의 말초적

 감각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도 농업을 통하여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관광선진국에 특징은 농업을 통한 우수한 경관을 만들어냄은 물론 그 생산물을 통하여

 관광객의 미각을 자극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멀리 볼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지방도 관광을 떼어내면 남는 것은 쥐뿔도 없는 고장이다.

바다나 바라보는 것이 관광이 아니라 회도 먹고 초당 순두부도 먹고 테라로사 커피도

 한 잔 마셔야 바다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바다와 산을 더 아름답고 경이롭게 음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농업인

 것이다.

 

 

2023년도 농민의 날 행사를 보면서 몇 가지 딱한 장면을 주절주절 읊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창의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매년 열릴 때 마다 참석해 보면 그게 그것인 행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특정 산업에 대한 행사가 열리면 거기서 뭔가 배우고 느끼고 가져올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농사기술, 새로운 품종, 경이로운 생산물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런 행사의 근본 목적이 아닐까 싶다.

부스에는 일반 농민들이 재배한 콩이나 찹쌀, 사과, 대추, 버섯 같은 것을 가지고와

 판매하는 것이 주류인 것 같다.

그런 것은 아침마다 올림픽대교 밑에서 열리는 새벽 장터에 것이 훨씬 더 실감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로 개최 날짜이다.

굳이 1111일을 고집해야 하냐는 것이다.

이 시기는 우리지방에서 첫 서리가 내릴 정도의 날씨가 진행됨으로 행사를 진행

하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자고로 행사의 성패에는 날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다.

이 때는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임으로 많은 사람들이 옷깃을 여밀 때이다.

올 같은 경우 세찬 가을바람으로 인하여 가을 맛은 우리 마음속에서 사라진지 

오래 되어버렸다.

이렇게 움츠려드는 시기에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것은 너무 행정편의주의에 젖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어간다.

좋은 날 다 놔두고 춥고 스산한 가운데 마치 철지난 행사를 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이다.

10월 중하순쯤 날을 잡아서 이런 행사를 한다면 풍성한 수확물을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본다.

 

 

세 번째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 행사를 하는데 주관은 강릉시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주도 행사인 것이다.

그들이야 봉급 받고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공무원인 관계로 골 아프게

 생각하지 않고 관행대로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리라 본다.

해당 공무원들의 봉급을 주기 위한 행사인지 피땀 흘려 생산에 임한 농민을 위한 

행사인지 아니면 구경을 하러 온 관람객을 위한 행사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초점이 많아지면 정체성이 흐려지기 때문에 이 행사만큼은 농민을 위한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농민위주로 행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공무원도 관람객도 만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헌데, 올 농민의 날 행사에서 농민을 위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네 번째 우리 지역의 특산 농산물이 무엇인지 모호하기 그지없다.

우리 강릉에 특산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옛날엔 곶감이라고 했었다.

곶감이 얼마나 유명했으면 지금도 중앙시장 근처에 곶감전이라고 있겠는가.

곶감의 명산지는 이제 경상북도 상주, 충북 영동지방으로 가버렸다.

그렇다면 강릉이 자랑할 만 한 농산물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굳이 끄집어낸다면 감자나 배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왕산이라는 고랭지가 있음으로 거기서 집중적으로 재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지에서 내노라하는 농산물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런 기회를 통하여 우리지방에서 가장 최적화 된 농산물이 무엇인지 발굴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섯 번째 농민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이 행사가 농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공무원의 밥자리를 위하여 개설한 무대인지 

그 의미가 모호하기 한량없었다.

이런 행사에 주축은 농민이 되어야 하며 이 농민들이 신나게 농산물을 재배하여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관 주도로 이런 행사를 한다면 적어도 품목별로 우리 지방에서 최고의 농산물을 

찾아서 시상도 하고 소비자들에게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구석에도 프로 농민들이 생산한 생산물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말라비틀어진 서리태나 보리쌀, 그리고 품질도 별로 좋지 않은 농산물을 가져다 

판매하는 거래소 역할 정도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런 것은 새벽에 다리 밑에서 열리는 새벽장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본다.

제대로 하자면 우리 지방에 농민들이 스스로 신이 나서 자신이 생산한 최고 품질의

 농산물을 많은 관람자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농민들에게 메리트가 돌아갈 수 있도록 조성작업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품목별로 작목반내지 연구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다 농민에 날 행사를 할 때 각 품목별로 출품될 수 있도록 사전 조성작업을 

해 놓으면 행사에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좋은 결과를 얻은 농민에게 시상을 하거나 해외 선진지 연수 같은 

것을 보내준다면 농민들의 사기도 더 증진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지역은 농사를 짓기에는 자연적으로 별로 좋은 조건은 아니다.

농사를 지을 땅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기상조건도 별로 좋지 않다.

봄가을 강풍으로 인하여 비닐하우스나 온실 같은 시설농업도 큰 제약을 받는다.

그렇다고 농사짓는 땅이 기름져서 수확량이 확대되는 곳도 없다.

우리지역이 아니면 안 되는 특화된 작물도 없다.

굳이 찾는다면 왕산 쪽에 고랭지채소와 감자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농산물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관광지가 되다보니 고정적으로 정주하는 인구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의 

수가 많기에 농산물 수요량도 따라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도 옛날 곶감이 우리지역의 간판 농산물이었듯 현대판 간판 농산물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축제를 통하여 창의성을 가진 독농가가 우리지역에 최적화된 농산물을 개발

한다면 이런 축제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농민의 날이니까 마지못해서 치른다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농민은 물론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해주는 수요자들에게도 외면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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