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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2-09 10:07 댓글 0건 조회 7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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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뭣이던 이름에 얽힌 유래를 알면 전체를 이해하는데 조금은 도움을 주리라 본다. 알함브라라는 이름의 어원은 붉은색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처음 시공되었을 때 건축물의 외벽 색이 붉은 것으로 되어 있었던게 아니가 싶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지나면서 붉은 색은 옅어져 황갈색 정도로 보이는 것 같았다.

 

   이 궁전은 무어인, 이해하기 쉽게 하자면 이슬람계통의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들이 스페인을 정복하고 700여년 동안 살면서 만들어 놓은 궁궐이 알함브라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쓸만한 건축물은 정변이나 사변, 왜란이나 호란에 홀라당 다 손실이 되었을터인데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그래도 안목이 꽤나 길었던 것 같다. 보는 눈이 있었다는 것이다. 약간 흠이라 하면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정복한 후 떠나갈 때 전망대를 폭파하고 가는 바람에 일부가 훼손되어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문양은 아라베스크 형태가 주류를 이룬다. 아라베스크는 아랍어로 된 코란을 풀어서 문양을 넣은 것으로 대칭과 반복 그리고 크기의 변화를 바탕으로 문양을 개발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건물의 내 외벽 문양이나 그림 그리고 카펫 등에 들어가는 문양도 이렇게 파생되어 발달한 문양을 쓰고 있었다. 이슬람 문양이 이렇게 발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코란에서 사람이나 동물의 문양을 넣으면 우상화 될 수 있다는 염려에 의해서 오로지 코란을 적은 언어를 문양화 시켜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문양 자체가 단조로워 가능성이 있음으로 이것을 타파하기 위하여 코란의 내용을 가진 아랍어 서체를 바탕으로 상상을 넘어갈 문양을 개발한 것이 아라베스크 양식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처음 그 문양을 보고 왜 이리 복잡하고 반복스럽냐고 생각했었는데 그 의미를 알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 진다. 단순한 것도 어떻게 창의적으로 변신을 시키느냐에 따라 세계인들에 사랑받는 문양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본다.

 

   알함브라 궁전에는 이스람 종교의식과 관련한 시설물이 많이 있었으나 이 또한 보존되고 있었다. 남의 문화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았다. 내 문화가 무한하게 이어진다는 보장 없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현재는 내 문화가 차지하고 있을는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또 다른 문화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당히 관용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는 바람에 여러 가지 문화가 공존하면서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양하고 특이한 문화유산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화 유산 중 하나가 터어키에 소피아 성당이 아닌가 싶다. 이슬람과 카톨릭이 섞여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 본다.

 

   이슬람이 700여년 동안 살면서 남겨진 흔적들 중에서 백미는 알함브라 궁전이다. 궁전의 기본틀에서부터 그 안에 내용물까지 이슬람의 손길이 그대로 숨쉬고 있었다. 그 궁전뿐만 아니라 일상사에서도 회랑 문화, 주택의 벽면 색깔 등 이슬람 문화가 고스란히 일상사에 녹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종교의 배척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이슬람 스타일이 유용하다고 판단되기에 수용을 하지 않았나 싶었다. 문화가 충돌할 때도 있지만 공존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 상생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본다.

 

   궁전을 더 아름답게 꾸민 나무 중에서 사이프러스와 오렌지가 단연 압권이었다. 사이프러스나무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하늘을 치솟듯 웅장하게 서 있었다. 이들이 이 나무를 선택한 것도 나무 모양 자체가 하늘과 가까울 수 있는 수종을 고른게 아닐까 싶다. 오렌지는 이 지방에 특산물일뿐더러 열매와 잎 모두 관상용으로서의 가치가 뛰어 나기에 일찍이 도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두 수종이 조화를 이루면서 알함브라 궁전은 더 운치있게 빛나고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백미는 역시 정원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처럼 무진장 넓은 것은 아니지만 컴팩트하게 꾸며 놓은 궁전은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양식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정원의 양식은 자연 풍경식이 아닌 기하학식 문양을 기본으로 조성되었다. 백그라운드의 나무는 사이프러스를 근간으로 하고 그 안에 조경은 향나무 계통의 나무를 벽면 모양으로 다듬어 경계를 유지하는 식으로 꾸며 놓았다. 이는 경계뿐만 아니가 구역을 나타내는 경계는 물론 출입을 유도하는 문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얼마나 치밀하고 잘 가꾸어 놓았은지 거의 푸른색 벽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내부는 물을 끌어다 끊임없는 분수 형태로 만들어 놓으면서 작은 직사각형 연못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하였다. 분수와 연못은 여름철 더위를 식히는 기능성의 역할도 동시에 한다고 한다. 그 사이에 화단을 조성해 놓아 1년초화를 식재하여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겨울철은 우리나라 봄철에 많이 식재하는 팬지를 심어 놓은 것이 보였다. 사람들이 왕래하는 동선에는 작고 반질반질 한 자갈을 깔아 놓았으며 그 자갈도 색깔별로 깔아서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고 있었다. 이런 문화는 알함브라 궁전을 벗어난 다른 유적지에도 자갈을 박은 포장이 많이 보였다. 대리석으로 만든 대형 접시 모양의 용기를 정원 구역마다 하나씩 설치하여 조경시설물로서의 역할과 함께 분수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별장식의 건물 사이에 설치된 정원도 건축물은 아치식의 회랑으로 설치하여 강한 볕을 차단함은 물론 여름철 바람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기능적 역할도 하고 있었다. 이 회랑을 통하여 보는 바깥세상은 더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전망대에서 보는 시가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궁 자체가 천연요새에다가 지어 놓은 지라 전망대에서 본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옛날 이 궁전이 잘 돌아갈 시 전망대에 올라가면 온 천지가 다 보일 정도였음으로 적군이 처 들어오면 금세 방어를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알함브라 궁전과 마주하는 곳에 옛날에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물론 스페인 사람들이 주로 살고 있다고 한다. 궁전을 마주하고 있는 주택의 공터에서 알함브라 궁전을 조망하는 공간도 보였다. 주택의 벽면은 거의 백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유는 여름철에 강한 햇볕으로부터 열을 발산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름다운 알함브라 궁전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주변의 주택 등 마주치는 경관이 아닐까 싶었다. 눈만 감아도 알함브라 궁전과 그 주변의 경관이 아른거린다. 얼마나 아름답고 인상이 깊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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