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길 위에서 길을 묻다 119 – '내 몸 사용설명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8-11-28 11:37 댓글 7건 조회 948회

본문

벌써 7년의 세월이 지났다.

더 나이 들기 전에...’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휘파람을 불며 걸어 나왔지만 은퇴생활은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혹독했다.
늘 관대했고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회는 계급장(?)을 떼자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있었다  

미친 듯 나라 안팎으로 여행도 다녀보고 운동과 취미에도 빠져보았지만 순간의 위로는 될지언정 미래의 대안은 되지못했다.

다시 두 번째 일을 갖기까지 나는 방황과 좌절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된다.
어느 날, 한마디로 턱없는 일이나 저지르며 '괴물'이 되어 굴러다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나태해지고 회한과 자책에 빠진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뭔가 새로운 목표와 질서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10가지 내 몸 사용계획서 

첫째, 매일 2종 이상의 신문을 읽고, 일기를 쓰자.

둘째, 하루 2시간씩 운동과 산책을 하고 그 중 1시간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자.

셋째, 분량에 상관없이 일주일에 한편이상 글을 쓰고 한 달에 2권 이상 책을 읽자

넷째, 한 달에 두 번은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자.

다섯째, 한 달에 두번은 영화를 보고 한 계절에 한 번은 라이브공연을 보자.

여섯째, 세 달에 한번은 온 가족들이 모여 여행, 외식, 쇼핑 중 한 가지 이상을 하고,

일곱째, 한 계절에 한 번은 고향을 찾거나 가까운 친척 친지를 방문하자.

여덟째, 1년에 2번은 해외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자.

아홉째, 10년 계획으로 3개 외국어에 도전하자.

열 번째, 박사학위에 도전하자 
 
  

그리고 7년,

계획 중에는 경조사 등에 더러 묻어가기도 하고, 실행에 대한 강박감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돌아오거나, 의지가 약해 중도에 포기했던 일도 있었지만, 내 생활에 균형을 잡아주고 삶의 활력과 인생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동인(動因)이 되어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서 더러는 내려놓고 더러는 무뎌진 쇠를 벼리듯 이렇게 스스로를 담금질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배고파하고 더러는 바보같이 도전하며 그렇게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기를...”

 

댓글목록

profile_image

김윤기님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절반만 실천하고 지켜내도 대박일 듯
생각 없이 무심히 살아가고 있는 제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profile_image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선배님이야 말로 멋진 삶을 살고계십니다.

profile_image

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에이포님!
열 가지의 계획!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그 약속을 완벽하지는 않더라
지켜간다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소생은 걷기운동 1시간20 외에는
지키기  어렵네요.  멋지고 힘든 자신
과의 약속 지키려하는 친구님 존경스럽습니다.

profile_image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임국장님 왜 이러십니까.
국전작가로 심오한 경지에 이른 임국장의 삶이야 말로 대단할 뿐더러 부러움의 대상이지요.
내가 쓴 글들은 그저 내 삶의 넋두리에 불과합니다.

profile_image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이런저런 계획서 참 많이 쓰고, 접하고 살았지만
"내 몸 사용계획서"라는데 퐁당~ 빠졌습니다.
참신 생뚱, 돋보이고 흥미롭습니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버킷리스트) 중
10번째 그 한 가지는 과연 무엇일까?,,
감추면 더 궁금증을 자극합니다.^^ㅎ

profile_image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늘 좋게 봐주셔서 감사 할 뿐입니다.
저의 열번째 계획, 버킷리스트는 언젠가 한 번 찾아뵐때 살짝 물어봐 주십시요.
귀에 대고 억시 살짝 대답해 드릴것입니다.
환절기 건강유의하십시요.

profile_image

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자선전쓰기반 회원중 한명이 버킷리스트를 써왔는데
자기는 로또복권 1등 당첨이 제 1 목표라고 당당히 말하더군요
나도 저렇게 당당할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림도 없다고 생각했지요
뭔가를 남 앞에서 선언적으로 明示를 하고 그걸 실천해 나가시는 동문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