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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를 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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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7-26 17:18 댓글 0건 조회 8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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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를 좀 보세요.


한 여름 땡볕에 땀을 줄줄 흘리는 인간이 더 처량할까요, 아니면 혀를 빼내고 헉헉거리는 개가 더 힘들까요?

단순하게 개와 사람을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좀 있겠죠.

어찌하였던 간에 요즘 같은 날씨는 개나 사람이나 모두 힘든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 본다.

날씨가 너무 더워지는 관계로 이 지구상에서 힘들어하는 생명체들이 너무 많이 들어나는 것 같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았을 경우 추운 것 보다 더운 것이 훨씬 더 감내하기 어렵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더위에 대한 감내는 그 상황에 따라서 다 다르겠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 해결하느냐에 관건이 달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사진에 보이는 개는 오늘 모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다가 우연히 발견한 개의 장면을 한 컷 했다.

그 시간대가 아마 오전 10시 근처가 되리라 본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뒷켠에서 더위와 싸우고 있는 개의 모습이 너무나 처량하여 바쁜 와중을 갈라서 한 컷 찍어 보았다.

얼마나 더웠으면 사람이 곁으로 갔는데 짓지도 않았다.

물론 많은 사람들과 만나는 관계로 짓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짓을 힘도 기력도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딱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묘책이 개에게 있을 리 만무인 상황에서 그저 딱하고 불쌍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간다.

 

그렇다고 그 개만 여름나기가 힘들 것 같으면 모르겠으나 현 시점에서 호흡을 하면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모두가 어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화면에 보시면 알겠지만 그 개의 색깔이 검었다.

땡볕에 검은 외투를 뒤집어쓰고 여름을 난다고 생각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겨울철을 대비해서 그렇게 털이 많이 난 것으로 진화를 했으리라 보지만 여름철에는 결코 바람직한 진화의 틀은 아닌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개가 너무 힘들게 여름을 날 것이라는 생각 이외는 달리 접근할 방법이 없었다.

 

만약 그 개가 말을 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간다.

사진을 찍기 위하여 그 개에게 접근을 했더니 처음에는 무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휴대폰 카메라를 들어대는 순간 억지로 몸을 일으키더니 한 번 짓는다.

그 더운 날에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경고성 개짓음이라 생각하니 딱한 마음도 들어간다.

그 이후 다시 귀찮다는 듯 땅바닥에 퍼져 혀를 빼내고 가쁜 호흡을 가다듬기 여념이 없었다.

개는 피부를 통하여 체온조절을 할 수 없다.

여름날 개의 오장육부에서 나오는 열을 깔끔하게 처리할 방법은 오로지 입을 통하여 배출하는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다 보니 더운 여름날이나 운동을 한 개의 경우 하나같이 혀가 한 발은 빠져나오면서 씩씩거리게 돼 있다는 것이다.

포유류나 조류의 경우 더운 여름날 입을 벌리고 있다면 하나 같이 입을 통하여 체온조절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겨울철에는 에너지 조절에서 효율적일지 모르나 여름날이나 힘든 일을 했을 경우에 숨이 막힐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인간은 좀 특이하게 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가 힘들게 일을 한다거나 격한 운동을 하면 입이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 있으나 그곳을 통하여 열기를 전적으로 배출하지는 않는다.

대신 피부를 통하여 에너지를 배출하는 식으로 체내의 온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동물처럼 털이 난 가죽을 뒤집어 쓸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대신 더위나 추위는 이성을 통하여 다른 방안을 찾는 구조로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도 원숭이나 침팬지처럼 털로 뒤덮혀 있다면 굳이 옷을 걸치고 살아갈 이유가 크게 없다고 본다.

이처럼 체내의 열기를 발산하는 구조가 다른 동물과 달리 진화를 해 온 인간이기에 다른 동물에서 보여지는 행태가 인간에게는 보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입을 통하여 체온조절을 하던 피부를 통하여 체온 조절을 하던 간에 한 여름날 견디기 어려운 땡볕 하에서 자유스러운 동물은 없을 것이다.

야생동물이야 그들 나름대로 최적지를 찾아서 여름을 나면 되겠지만 인간의 통제를 받는 사육동물들은 여름 나기가 수월치 않으리라 본다.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주인에게 애로사항을 전달할 수 있겠지만 그럴 형편도 아닌 상황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본다.

그래도 그런 동물의 어여삐 여긴 인간이 동물행동을 연구하여 그들이 무엇을 선호하고 기피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이 지구상에서 같이 살아가야 할 동물이기에 그들에 대한 복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주유소에서 본 개는 뭔가 불만이 있지만 그것을 처량하게 감수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된 것처럼 보였다.

요즘은 개밥이 워낙 잘 나오기에 예전처럼 식중독이나 상한 음식을 먹을 염려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본다.

애완용으로 사육하는 경우를 제외한 개들의 여름나기는 밥 하나만으로 족한 것은 아니라 본다.

 개 팔자 상팔자라 누가 이야기 했던 기억은 난다.

과연 이런 날에 늘어진 개를 보고 팔자 좋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만약 개가 의사전달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개는 이렇게 말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개 팔자가 좋게 보이면 네가 한 번 개가 돼 봐라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남을 헤아린다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선선한 바람이 불 것이다.

그때를 하나의 희망이라 생각하면 이 더위를 감내하는데 조금은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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