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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京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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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24(화) - 아침에 비오고 오후 개고 흐리길 주고 받던 날
유천 홍성례 - 시인, 낭송가, 서예가, 국선도 사범,
잊혀진 기억들이 되살아 난다.
함박눈 지겹게 내리느 날에도 비바람 짖굳게 몰아치는 날에도 포기할 만한 하찮은 생명이란 없었다
흑암으로 치장한 가오스의 세계에서 남몰래 명을 티우고 산바람 들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금지옥엽을 펴고
한 송이 꽃으로 태어나기까지 지새운 날들이 그 눈물겨운 시간들이 저리 고운 미소로 키우고 백란의 정원에서
뒤늦게 찾아 든 노객을 맞이한다
온갖 야생화로 치장한 예뜰로 건너가는 예쁜 다리 아래로 깊고 깊은 신록의 계곡을 따라 흘러가는 맑고 청아한 물소리에
때묻은 속세의 육체와 영혼이 씻겨 내린다.
꽃이고 싶어 꽃을 사랑한 여심
꽃을 사랑하여 시를 읊은 여심
시를 사랑하여 시인이 되신 여심
허공을 사랑하여 묵필로 백지를 채우는 여심
단전에 고요한 숨을 불어넣고 조신해지는 여심
유천이거니
백란의 여주인(시인, 낭송가)과 유천 - 두 분은 친숙한 사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가 뭘까
미소는 위대한 생명력을 지닌 처절한 인간의 삶에 대한 위대한 치유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고 올라 또다시 한 계단 한 계단 내려서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 감
유처
ㄴ
김수영 문학관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독특한 시인의 캐리커처가 방문객을 반긴다.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ㅠ
천사의 본질은 따듯한 미소다
유천의 미소는 긍정과 치유의 힘이 있다.
바닥에 떨어진 먹이를 주시하는 참새처럼
나는 내 발등을 주시하며 산다
비어 허공이 된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오늘도 감사하며 초연히 살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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