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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我執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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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16-04-24 08:03 댓글 0건 조회 8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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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我執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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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김윤기



꽃의 향기로 내 이름을 쓰고

언젠가는 홀연히 떠나

내 이름 석 자

꽃의 향기로 묻고 싶다


가끔은 쓰러진 거목巨木의 껍질로 내 이름을 쓴다

죽어도 거목의 등걸로 쓰러지고 싶은 하찮은 욕망

불현듯 솟구쳐서다

  
산뜻한 갈바람 목덜미에 걸리고 하늘빛 저린 날

바람의 이름 기대어 내 이름을 쓴다
.
꽃과 나무 사이로 흘러

만나고 흩어지는 기쁨 하나, 슬픔 하나 나란히 걷는

바람이고 싶다


혹여

탐욕스런 내 삶의 노래를 어설피 탐하지 말라

썩어서 출산할 씨앗을 품고
  
풍경소리 맴도는 바람을 따라

추녀 끝 돌고 도는 일이 얼마나 목마르고 허기지는 짓인지

나만 모르고 사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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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속脫俗의 길

저 길 끝은 어쩔 수 없이 또 속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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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기다림 **


나를 사랑했던 이들과

사랑하고 있는 이름들이여!

내가 사랑했었고

사랑하고 있는 이름들이여!

하늘과 땅으로 나뉘고 땅에서 땅으로 흩어져 있어도

그리워 기다릴

마음 한녘, 아득한 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이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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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문밖은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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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을 여는 문고리 **

땅은 문고리를 당기지 않아도 이미 열려있고

영겁의 풍상風霜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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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수를 건너 선 곳은 이미 또 하나의 과거를 잉태하고 있었다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고요히 흘러가는 나의 하루를 뒤로하고

이별과 만남이 갈라지는 귀향 길에 올랐다

2010. 10.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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