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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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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6-03-27 11:42 댓글 0건 조회 8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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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눈빛

누군가 타박타박 다가와 속삭인다
기지개 켜는 저 소리, 봄 돋는 소리 들어 보란다
섬석천 변 버들강아지 뽀얀 눈썹 들어 올리고 눈을 떴더라
미열로 덮인 눈물로 살얼음 낀 눈꺼풀 녹여내고 뜬 실눈을 들어
하얀 서릿발 치켜세운 채
얽혀 누운 먼 산을 바라보더라
하염없이 하염없이 바라보더라
산이 저 산이 무너져 강물이 되어 흘러내릴 때까지 바라볼 눈빛이더라
나의 혼신이 녹아내릴 때까지 지켜볼 눈빛이더라
끝내는 유리알처럼 부서져
산산히 흩어지고 말 눈빛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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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났어도 반갑지 않았고 고맙지도 않았다

목숨만 겨우 붙어있을 뿐 모든 것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내 자신에 대한 애착이

한 저름도 남아 있을리 없었기 때문이다

허무를 느끼만큼 젊은 나이도 아니기에 죽음을 두려워해야할 이유도 없었기에

비참한 내 모습을 죽음으로 덮어버리고 싶은 심정 뿐이었다

그럼에도 하루가 다르게 좋아진 건강

자식들과 형제들의 지성에 감천 하였으니라 여기고 있다

지금은 하늘과 땅에 대하여 감사한다

몇 년을 더 살수 있다는 것이 축복은 아니리라

스스로 가치있게 살아야 그 삶이 짧던 길던 축복이 되리라 믿는다

목숨엔 덤이란 없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내 수명은 하늘이 정하셨고

정하신 대로 나의 여생을 관리해 주시리라 믿는다.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아 태블렛으로 그림도 그리고 글씨 공부도 하며 소일하지만

날씨가 따뜻해 지면 카메라를 메고 자연과 어우러져 시도 짓고

체력도 기르며 소박하지만 살아가는 보람을 찾아볼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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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도

지천명의 세월도

이순의 강물도

찰라에 드러났다가 흩어지고

고요히 흘러든 고희

그간에 쌓은 연륜과 경륜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살아 난 나의 생환을 기뻐했던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그럼에도 나는 그 은혜를 갚을 자신이 없다

다만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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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태어났는지 그 이유를 모르 듯 탄생의 의미를 난 모른다

그간은 죽음이 두려워 기쓰고 용쓰고 악착같이 살았지만

이제는 절차 상 죽어 없어지는 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 죽음이란 의미가 무엇인지 역시 모르고 있다

나(我)라는 존재의 영원한 소멸이거나

또는 우화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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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와 연을 끊고 입산하신 경허 스님께서 사바의 감성과 눈으로 자연의 현상를 바라본 시상이 이채롭다

탈속을 꿈꾸는 스님께서 아직도 속세의 정을 끊지 못하셨으니

스님께서 바라는 바 해탈은 물건너 갔다 싶으나 이것이 더 바랄 것 없는 충만이며

 해탈의 완성이 아닐까 싶다.

색즉시공이라 했으니 해탈의 경지와 속세의 물성이 무엇이 다른단 말인가

색(色)이 공(空)이요 공이 색이라 하지 않았던가

 무아지경이 어디에 따로 있으며 해탈의 경지는 또 어디에 있는 무엇이란 말인가 

시를 읊는 마음도 흐르는 구름 같아 정처없는 마음이라

그 정처없는 마음도 잠시 드러났다 사라지는 구름 같은 공(空)이리니

시(詩)를 짓는 마음이 해탈이요 시에 도취된 마음이 열반이 아니겠느냐

열반 또한 공(空)이오 색(色)이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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