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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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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4-04 17:24 댓글 0건 조회 6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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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목을 쉽게 풀이하면 사람 개개인이 보는 눈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안목에 대해서 재미있는 일화는 조선 개국에 주인공 역할을 한 무학대사와 이성계의 일화일 것이다. 조선 개국을 준비하면서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보고 돼지를 닮았다고 하니 무학대사 왈 당신은 부처상이요.”라고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는 이야기다. 상승하는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이성계도 그냥 넘어 갔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안목을 넓힌다는 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본다. 도사가 되어 세상을 자신의 손바닥에 놓고 보지 않는 한 모든 영역에서 다 헤아려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옛날에는 만물박사 식으로 모든 것을 다 헤아려 볼 수 있는 능력출중 자들이 있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식견들이 많이 필요치 않았던 시절이라 남보다 조금만 더 알아도 대단한 경지에 오른 사람처럼 보였을는지 모른다.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알량한 지식이나 식견을 함부로 자랑하다가 본전도 못 건지는 수가 허다할 것이다. 그만큼 세상에는 풍부한 식견을 가진 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식견들이 사이버 상에 떠돌아다닌다 해도 정작 현실에서 절박하게 사용하려고 하면 마땅찮은 경우가 많이 있으리라 본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적재적소에 있는 전문가인 것이다. 이 전문가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하여 체득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우도 있으리라 본다.

 

  일전에 모 처에 담장용 펜스를 설치할 기회가 있었다. 보통의 펜스 같으면 토지의 경계선을 따라서 치면 될 일이나 현실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펜스를 칠 영역의 경계를 확실하게 알고 그 경계를 따라 콘크리트 작업을 한 후 펜스 고정용 포스트를 박고 펜스를 설치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지반이 약한 곳인데다가 경사면을 가지고 있어 장마기에 흙이 유실될 우려가 있는 곳이었다. 이곳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서 관련 업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다년간 관련 업무를 한 사람이 아주 좋은 방안을 제시한 것을 보고 역시 안목의 중요성이 무엇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문가는 해당분야에 고상한 지식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쓰임새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가, 이것이 얼마만큼의 효용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타인에게 피해를 줄 소지는 없는 것인가 등에 대하여 다각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요구하게 된다. 훌륭한 전문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추구하는 목적달성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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