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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봉평 메밀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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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봉평 메밀꽃 축제
가을의 초입, 날씨는 청명하고 기온은 청량하기 그지 없으면 하늘은 점점 드높아지는 계절이다.
워낙 더웠던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다가오는 올 가을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선선한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 마다 지난 여름의 끈적끈적 했던 여름날이 다시 뇌리를 스칠 정도다.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걸어 놓아도 가게 돼 있다는 이야기가 있듯, 폭염의 여름날도 때가 되면 시원한 날에게 자리를 내 주어야 한다는 준엄한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여름의 끝자락이면 가을의 초입에 왔다는 것이다.
가을은 농경사회에서는 수확의 계절인 것이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열심히 키워 가을에 수확을 하는 자연의 사이클에서 지금 이 시점은 수확을 위한 준비단계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철 늦게 꽃을 피우는 농작물이 있으니 다름 아닌 메밀인 것이다.
그냥 메밀만 놓고 보면 먹거리가 신통치 않았던 옛날에 우리 조상들의 생명을 구해준 구황식물이었던 것이다.
이런 메밀이 인간의 먹거리 제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탈바꿈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니 다름 아닌 소설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먹거리에서는 미각에만 감동을 주었지만 소설 속으로 들어옴으로서 인간의 가슴까지 감동을 전해주었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을 봉평 출신 소설가 이효석은 메밀을 인간의 의식세계로 집어넣는데 성공한다.
그 덕분에 소설에 주 무대가 되었던 봉평은 메밀꽃 필 무렵이면 생각보다 훨씬 더 격조 높은 소설 문화축제가 열리게 된다.
보통의 경우 축제라 하면 그 지방에서 나오는 특산물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나 봉평의 효석문화제는 소설을 중심으로 독특하게 발전하게 된다.
이 무렵만 되면 전국에 많은 사람들이 봉평으로 몰려든다.
봉평에 무슨 꿀물을 발라 놓은 것도 아닌데 왜 그런 현상이 발생되는가에 대해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봉평의 과거는 그야말로 강원도 시골의 모습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본다.
아니, 봉평이란 지명의 존재 가치가 강원도에서 조차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효석문화제가 1999년부터 시작한 이래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봉평의 가치는 급상승했다고 본다.
소설 속에 스토리가 현실로 환생된 대표적인 문화축제의 중심에 봉평이 존재하고 있지 않 나 싶다.
효석문화제를 통하여 소설의 한 장면 장면을 형상화 시켜 관람객들에게 소설보다 더 리얼한 장면을 보여줌으로서 소설의 스토리가 더 살아 움직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주 무대 중에 백미는 역시 메밀밭일 것이다.
메밀밭이라는 베이스를 깔고 그 소설이 구축되었다고 본다.
봉평에 메밀밭이기 때문에 그런 소설이 쓰여 진지도 모른다.
봉평으로 들어가는 길목 근처에 위치한 농경지에는 메밀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지난 겨울 동계올림픽 덕분에 진입로는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한층 더 시원하게 축제장으로 갈 수 있었다.
물론 옛날에 구불구불한 시골도로의 맛은 사라졌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축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펼쳐진 메밀꽃을 보는 것 만으로도 느낌이 새롭게 부각됨을 느낄 수 있다.
축제장인 시장 근처로 갈수록 차량은 점점 정체되기 시작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려 왔다는 증좌인 것이다.
필자도 그 대열에 끼어 안내하는 사람들 신호를 따라 가다 보니 그럴싸한 주차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주차장을 중심으로 많은 부스와 함께 공연장이 보인다.
여는 축제와 마찬가지로 먹거리, 볼거리, 체험거리, 탈거리 등이 축제장을 달구고 있었다.
모처럼 온 축제장이라 가급적 메밀꽃 축제의 맛을 다 보고 가려는 욕망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바쁘기까지 한다.
날씨가 청명한 덕분에 제법 덥기까지 하였다.
바쁘게 움직이면서 곳곳을 관람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마침 산허리 메밀밭이 있는 곳에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그 식당에서 바라보면 넓은 메밀밭이 온통 시야로 들어오는 그럴싸한 곳이다.
내가 좋다고 보면 남도 그런가 보다.
아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기에 자연스럽게 그리로 발길이 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바깥 경치를 잘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겨우 마련한 다음 주문을 하였다.
문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그 마을에 중 노년 아저씨들을 써빙 직원으로 내 세운 것 같았다.
처음 써빙을 하는 아저씨들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재미있기까지 하였다.
어떤 손님들은 그런 아저씨들에게 핀잔을 주면서 가벼운 언쟁까지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상황에서 백미는 20리터 짜리 물통을 올려놓는 과정에서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아저씨가 물통을 팽개치는 장면이었다.
고의성은 아니었지만 경험이 없다보니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그러는 과정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그야말로 아마추어가 빚은 음식 그 자체로 나왔다.
많은 량을 시키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간다.
많은 사람이 들날날락하면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시켜 준 사례라 본다.
어찌하였단 현지에서 메밀꽃밭을 바라보면서 먹는다는데 큰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간 김에 흥정계곡까지 탐방하게 된다.
그 곳을 더 격조 높게 만든 것이 봉평 허브나라와 산채시험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전에 많은 비가 왔기에 계곡의 물량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았다.
맑은 날씨와 청량한 분위기, 그리고 맑은 물을 낀 계곡을 따라 드라이브 하는 맛도 일품이었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현실에 복잡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다는 것에서 만족감은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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