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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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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할미
미래에 없어 질 직업이 무수히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이미 알음알음 없어진 직업을 찾아 본다면 타이피스트, 극장 간판 그리는 사람, 넝마중이, 짚신장수, 아이스케끼 장사꾼, 전화교환수 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존재하는 직업 중에서 머지않아 없어질 직업들도 상당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질구질 한 일이나 단순 반복적인 일은 전자기계나 로봇 등으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런 부류의 일들은 자연스럽게 소멸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인간세계도 그런데 신의 세계는 어떨 것인가?
신 중에 아이의 출산을 관장하는 신이 있다.
이름하여 삼신할미다.
이 신은 아이들을 낳을 때 인간과 밀접한 연관을 지으면서 인간세계의 애환을 들어주는 신인 것이다.
정화수를 떠 놓고 온갖 정성을 기우려 아침 저녁으로 싹싹 빌어주던 아낙네들이 없어지지 오래 되었다.
과거에 그렇게 추앙을 받던 삼신할미가 점점 존재가치를 잃어가는 세상으로 들어왔다.
삼신할미도 신의 세계에서 이제 다른 직종으로 바꾸어야 할 신세로 전락된 것이다.
과거 남아 선호사상이 극에 달했던 시절이 있었다.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나라를 지탱했던 조선시절에는 남아가 있어야 집안 구실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구한말을 거치면서 해방, 6.25동란 등을 거치면서도 이런 사상을 줄기차게 이어져왔다.
베이빔 시대에 아이를 그렇게 많이 나아도 남아선호 사상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남아를 낳느냐 아니냐를 관장했던 신도 삼신할미의 영역이었던 것이다.
아이를 낳을 사람이 있는 경우 삼신할미를 그야말로 금과옥조처럼 모셨다.
아침저녁으로 정화수를 떠 놓고 빌고 또 빌었다.
남아를 낳아야 한다는 일념 만큼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강했다.
아니 남아선호 사상의 끝 무렵에는 의학의 발달로 인하여 뱃속에 아이 상태에서 이미 남아인지 여아인지 알 수 있는 상황까지 갔었다.
낳아 봐야지만 알 수 있었던 아이의 성을 뱃 속 단계에서 알 수 있을 정도가 된 세상에서 삼신할미의 역할이 그만큼 줄어 들었다는 것이다.
굳이 삼심할미에 의지하지 않아도 인간세계는 먼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출산에 관한 신비의 세계가 점점 사라지는 세상으로 들어 온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언제 부터인가 삼신할미의 존재가치가 점점 미약해 지기 시작하였다.
남아가 집안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관념이 점점 줄어든 것도 인간이 삼신할미와 멀어진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다.
이제는 남아 선호사상이 점점 엷어지는 것을 너머 남아 던 여아 던 간에 아이 자체를 낳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더더욱 삼신할미를 찾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우리 전통의 신이자 한국인의 애환을 가장 크게 관장하던 신 중에 신이 그 역할을 내려놓고 있다.
내려놓고 싶어서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신을 찾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아예 젊은 사람들은 삼신할미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 존재가치도 모르는 경우가 더 많으리라 본다.
삼신할미의 영험한 섭리도 세월이 변하면서 먼 발치로 물러나 버렸다.
씁쓸하게 물러나는 삼신할미의 심정을 누가 헤아려 줄 것인가?
신도 세상 돌아는 것을 잘 읽고 빨리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하여 준비하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하물며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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