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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24 - 또 한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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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구봉산의 석양>
누구를 사랑한 날보다
누군가를 미워한 날이 더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믿음보다는
불신이 더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베풀기보다는
이기심으로 살았던 날이 더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용서하지도
포용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름답지도
향기롭지도 못했습니다.
서로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헛된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비우지 못했기에
채울수도 없었던 한해였습니다.
편견과 아집으로 스스로를 가두고
변명으로 비겁했던 한해였습니다.
슬기롭지도 못했고
지혜롭지도 못했습니다.
다시 한해를 보내는 세모.
지금 나는 세상을 온통 덮을 만큼 하얀 함박눈을 기다립니다.
눈길을 따라 걷다가
버릴 것 미련 없이 털어 버리며 걷다가 걷다가
다 비워질 즈음
양지꽃 노오란 봄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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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남철님의 댓글
김남철 작성일
아주 좋아요.
나도 털어 비우고 비운 후
노란꽃을......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참 멋진 반성문(?)입니다.
흐르는 물이 맑은 건 자정(自淨) 때문이듯
인생은 자성(自省)으로 원숙해가는데..
이 글에 동승할래요.^^ㅎ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누구나 하는 성찰입니다.
퍼뜩, 김선생과 함께 선배님 모시고 대관령 솔숲길을 따라
양지꽃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김선생도 찬성 할 것입니다.
새해도 건강하시고 꼭 찾아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하얀 눈길을 따라 걷다가 걷다가 다 비워질 즈음......"
글속에 내가 파묻힐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