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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은사님 - 조규정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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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정 선생님
넓은 이마와 향긋한 포마드냄새로 기억되는 고등학교때의 국어 선생님.
조규정 선생님은 저의 문학적 소양을 길러 주신 국어 선생님이셨습니다.
예니곱살 어린학생을 상대로 작문이란건 어떤것인가를 일깨워 주셨고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서 우리들에게 설파하신분이셨습니다.
열정이 대단하셔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손수건으로 닦으며 가르치시곤 했습니다
지금도 아련히 생각 납니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불국사 기행문을 가르치시던 모습 말입니다.
저는 불국사 기행문이 누가 쓴 글인지는 기억에 없고 다만 이 대목만 생각이 납니다
'그 어여쁜 손가락이 곰실곰실 움직이는 듯......‘
1300여녀전에 조각한 관음보살상이 아직까지도
살아 움직이는것으로 보였던 불국사기행문의 작가는
김대성의 작품이 뛰어나서 그런 표현을 했던게 아니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의 가슴이 그 당시의 상황에 몰입된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지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건 조규정선생님의 한수 였습니다.
불국사의 11면 관음보살상을 어젠가는 한번 가서 보리라는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은
순전히 조규정 선생님의 열정이 빚어낸 의지였고 그 의지가 실천으로 이어지게 된건
학교를 졸업하고 10년도 더 훗날 결혼하고 나서야 이루어 졌습니다.
그때 보았던 11면 관음보살상은 여느 조각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역시 글쓴이의 가슴이었습니다.
글이란건 이렇게 쓰는거구나 ....알듯말듯 한 느낌을 가졌지요
그 생각의 단초는 조규정선생님이었습니다.
학교다닐 때 문학반이 있었는데 주제넘게 저도 가입했더랬습니다.
글도 쓸줄 몰랐는데 왜 가입을 했었는지,
그냥 책을 더 많이 읽어보고싶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한주간의 숙제로 짧은 글, 주제는 상관 없으니 한편씩 써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의 문학반 담당이 조규정선생님이셨습니다.
글 같지도 않은 글을 원고지에 써서 교무실에 계신 선생님에게 드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듯 나오고 말았습니다. 글이 너무 초라해서입니다.
선생님의 예리한 감성으로 전 호된 지적을 받았지요
문학반 이후로 일기를 쓰게 되었고 일기쓴게 이태삼년 십년 이십년 이어지다 보니
글쓰는 요령이 생겼고 자서전 쓰기에도 용감히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모든게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이루어진것입니다.
인생 이모작을 하고 있는 지금 조규정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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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靑出於藍(청출어람): 푸른색이 쪽에서 나왔으나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
그 스승 밑에 그 제자들이라 그런가?
그즈음 후배님들의 글 솜씨가 예사치 않군요.
물론 타고난 끼도 중요하지만 좋은 스승을 만난 것은
일생일대의 축복입니다.
우리 때도 특활자치로 문예반(부)이 있었습니다. 전 배구부였고요.^^ㅎ
김석연2님의 댓글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과찬의 말씀을 하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