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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21 – ‘악마의 유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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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의 커튼부터 열 듯 오늘도 커피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느새 한국인에게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마치 무슬림이 자신들의 신을 향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기도를 하듯 일을 시작하기 전의 묵시적 의식과도 같아졌다. 식탁에 숭늉 대신 커피가 자리를 잡은 것이 언제인지 모를 만큼 한국인들은 오래전부터 커피에 푹 빠져있는 것이다.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1인 평균 377잔이나 된다. 성인 기준으로 하루 두잔 이상이다. 하루 평균 3잔인 필자가 1년간 마시는 커피의 양만도 1천 잔이 넘고, 미국인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커피는 물경 4억 잔, 전 세계인이 마시는 커피가 1년에 약 6천억 잔이나 된다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래서 커피는 석유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교역량이 많은 물품이 되었다. 지구적 중독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커피는 이념과 종교, 사랑보다도 강하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보니 커피는 이제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사회활동의 한 부분으로 상징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커피가 없는 대화는 그렇게 무미건조할 수가 없을 정도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더 부드럽고 친밀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음료가 커피인 셈이다.
따지고 보면 커피는 카페인을 함유한 일종의 마약이다. 다만 마리화나나 알콜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용인된 마약일 뿐이다.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들을 연결해 주기도 하지만 공정무역과 인권, 환경문제를 비롯해 동물학대에 이르기까지 논쟁의 중심에 자리 잡은 문제의 상품이기도 하다.
더구나 커피원두 한 톨 생산되지 않는 강릉 송정과 강문을 잇는 해변은 발칙하게도(?) 지구적 커피도시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마법과 같은 거리가 되었다.
다양한 얼굴과 관계, 국제적, 사회적 함의를 가진 커피, 그래서 프랑스의 작가 탈레랑은 커피를 이렇게 평가했다.
“커피는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거우며 천사같이 순수하고 키스처럼 달콤하다.”
악마와 지옥을 경험하고 순수한 천사와 달콤한 키스에 빠지곤 한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마신다면 오늘 당신이 마시는 커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설 것이다.
"자, 오늘도 커피 한 잔 하고 일을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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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한때는 계란 노른자 동동 모닝커피 한 잔 마시고
출근하면 책상 위에 올려지는 커피 한 잔 또 마시고,
접대할 손님이 오면 또 또 마시고,
어디 가 손님 되어 또 또 또 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그러다 자판기 커피가 나오면서는
장소 불문 시도 때도 없이 마신 세월은 또 얼마인가.
결국엔 당뇨병 진단을 받고부터는 지금껏
무설탕 블랙커피로도 하루 3~4잔은 꼭 마셔야 하니
진작 담배는 끊었는데 커피는 아직 못 끊는다오.
커피 예찬론으로 알고 계속 Go~ 할랍니다. ^^ㅎ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이렇게 마중물을 부어주시는 선배님이 계셔서
일주일에 한번씩 펌프질을 멈출 수 없습니다. ㅎ ㅎ
언제 춘천 동서네 댁에 한번 안올라 오십니까?
거드미도 마치셨을 것이고 올라오실 기회가 있으면 꼭 미리 연락 주십시요.
어디 커피뿐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