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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은사님 - 金南得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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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2 작성일 2018-12-07 20:02 댓글 1건 조회 9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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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역사를 중점적으로 공부해 보고싶다고 생각했던건 아마 중학교때부터이지 싶습니다.
중학교 교무실에 비치된 서고에서 책을 빌려오면 밤새도록 읽곤 했었지요
학교재정이 빈약하여 따로 도서관이 있었던게 아니고 교무실 한편에 책장이 있었고
그 책장엔 내가 읽고싶은 위인전기가 수두룩 하였더랬죠
국민학교시절엔 만화를 즐겨 보던게 중학교 올라와서는 소설이나 전기를 주로 읽게 되더군요.
그때 읽은것중에 뚜렷이 기억에 남는건 '푸르타크 영웅전'이었습니다.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역사에도 눈길이 가더군요

고등학교 올라와서 역사공부에 매력을 느낄즈음 국사담담으로 오신분이 김남득선생님이셨습니다.
늘 핸섬한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선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모습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보고싶다는
꿈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필기를 많이 하지 않으시는 선생님은 국사를 우리들 귀에 쏙쏙 들어 오도록 쉽게 가르치셨습니다.
덕분에 난 역사공부에 점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지요

어느날인가 우리들은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다음 국사시간엔 절대 결석하지 않겠다고
모두들 다짐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은 선생님께서 여운만 띄운 '아랑의 정조' 이야기였습니다.
백제 고구려 신라 삼국시대, 여색을 좋아하던 백제 개루왕에게 끌려간 아랑이
끝내 정조를 지키자 아랑의 남편 도미는 눈을 잃게 되었고
장님이 된 도미를 버리지 않은 아랑은  남편을 부축해서 고구려로 들어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랑이 정조를 지켜낸 상황과 아랑의 남편에 대한 사랑이 어떤것일지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우리들에겐 최고의 관심사였습니다.
덕분에 박종화님의 '아랑의 정조'책을 강릉 삼문사에서 먼저 사서 보기도 했습니다.
다음 국사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했으니까요 ㅎㅎ
그때 김남득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귀에서 맴 돌고 있습니다.
교실문을 열고 나가시며
'다음시간엔 도미와 아랑이 어떻게 되었는지 얘기해 줄테니 한사람도 빠지는 일이 없도록.....'

김남득 선생님은 우리가 졸업하고 난 뒤 관동대학교로 영전해 가셨다고 들었으며
학장까지 지내셨다고 들었습니다.
몇년전에 돌아가셨다고 하니 애석한 일입니다
살아계셨다면 올해 꼭 여든이셨을텐데 .....
그립습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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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우리 고3 때 첫 부임하셔서 1년간 세계사를 가르쳤습니다.
세월이 지나서 우리 큰아이 주례를 서 주셨으니 저와도
각별한 인연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