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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왜 혼자 밥을 먹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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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왜 혼자 밥을 먹쑤? 3
마침 밥 먹으러 온 미시(Missy)와 그 딸래미가 잔디밭에서 폴짝폴짝 뛰놀고 있다.
밥이 나오기 전까지 식당 밖에서 가을바람을 쐬고 있는 것이다.
흔들의자에 앉아 보기도 하고 굴렁쇠 집어넣기 게임도 하고 축구공으로 장난을 하기도 한다.
그 미시족은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사진과 동영상도 열심히 찍어주는 모습이 보인다.
어렸을 때 행복했던 장면을 담아 자식에게 넘겨주고자 하는 욕망일까 아니면 그 순간의 장면을 찍어 보는 과정일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모녀간의 관계는 아름다움과 추억 이상의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아저씨도 옛날 저런 장면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더 센티멘털해 지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먼저 셀러드와 빵쪼가리가 먼저 나왔다.
찍어 먹으라고 준 소스는 간장물 비슷한 것이 나왔다.
딸기 잼이나 버터가 나왔으면 이해를 하기가 좀 쉬웠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차마 어떻게 먹느냐고 물어볼 용기가 나오지 않는다.
옆에 팀들이 어떻게 먹는지 커닝을 슬슬 해 가면서 먹으려 하는데 빵쪼가리가 자연스럽게 목에 넘어 가지 않는다.
테이블 위에는 빈 컵이 하나 놓여 있었다.
물을 먹으라는 것 같은데 물은 같다 주지 않고 있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물을 좀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 종업원이 얼른 대령시켜 주었다.
빵쪼가리와 상추셀러드 그리고 물을 바탕으로 전식(前食)을 때웠다.
옆에 갖다 놓았던 간장 같은 소스는 건드려 보지도 않았다.
건들여 보고 싶은 욕망도 별로 없었다.
촌놈같이.
잠시 후 본론이 나온다.
요리 쟁반을 같다 준 종업원이 나이프를 쓰겠냐는 식으로 물어 보는 것 같다.
어떻게 먹는 요리인지 잘 모르는 관계로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접시에 놓여 있는 요리는 포크만으로 먹기에는 용이치 않은 모양새다.
닭으로 만든 요리인데 생각보다 야들야들한 게 제 맛이 난다.
뿌려준 소스는 땅콩을 갈아서 만들어서인지 고소하기 까지 하다.
닭고기도 어떻게 담금질을 했는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연하게 혓 끝으로 다가온다.
어렵게 들어와 칼질을 하는 터인지라 그래도 보란 듯이 폼 나게 해 보려고 하지만 주변을 의식하니 더더욱 위축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온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야 옆에 아저씨가 어떻게 하던 간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옆에 사람이 신경 쓰이는지 이해를 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주문했던 닭고기 요리는 그런대로 맛있게 먹었다.
먹고 난 후 난처한 일 같지도 않은데도 불구하고 난처할 것 같은 일이 또 생겼다.
후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로 대두된다.
그렇다고 종업원을 불러 후식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 보는 것이 멋쩍기도 하고 격 떨어지는 느낌도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자리는 떠야 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심을 하다가 그냥 일어나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였다.
계산이 끝나기 바쁘게 그 종업원 왈 “후식은 어떻게 할까요?”라는 말이 나왔다.
그냥 나올까 하다가 그래도 전식도 먹고 본론도 마쳤는데 후식을 안 하고 나온다는 것이 조금은 섭섭하기도 하여 어떤 것이 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 종업원 왈 “커피와 홍차, 녹차, 그리고 오렌지주스가 있어요.”라고 말하였다.
그 중에 제일 맘에 드는 것이 홍차였던 관계로 그것을 한 잔 만 타 달라고 이야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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