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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끝나고 한 대 피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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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끝나면 한 대 피워야지.
“이 일이 끝나면 한 대 피워야지”를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면 희망이 생길까요, 아니면 절망으로 갈까요?
이와 비슷한 말로 “이 일 끝내고 한 잔 어때?”가 가지는 뉘앙스도 한 대 피우는 것 못지않게 끌리는 이야기일 것이다.
인간은 기대라는 양식을 갈구하면서 살아가는 생명체라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기대가 없다면 현재의 생은 별 의미를 두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상통할 것이다.
오늘에 온갖 고초를 다 감내할 수 있는 것도 이것이 끝나면 더 좋은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제목 같은 이야기에 가장 공감을 갖는 시절이 아마 군대 훈련병 시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생견 겪어보지도 못했던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면 이 훈련이 끝나고 기대할 수 있는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50분 돌리고 10분간의 휴식이 있다면 그 10분 동안은 그래도 자유스럽게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이라 본다.
화장실도 갔다 올 수 있고 한 대 꽈 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는 것이다.
뒷구멍에서 동료들과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런 소박한 여유 덕분으로 힘든 군 생활도 아리랑고개 넘 듯 잘 넘어 갈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격동의 인생과정이 아니라도 우리는 늘 기대라는 대상을 동경 삼아서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이 일 끝내고 한 대 피워야지”를 생각하면 어지간한 어려움도 감내를 할 수 있는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한 대가 육체적인 건강을 해칠지라도 정신적으로 그보다 더 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 일이라 보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한 대 피울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해야 할 지경에 처해 있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이건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사람이건 힘든 것은 다 마찬가지라 본다.
이들에게 아주 소박한 희망이 있다면 “이 일 끝내고 한 대 피우는 것”이 아닐까 싶다.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에너지와 시간을 투입하고 나면 뭔가 보상이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인식될 것이다.
거기에는 돈으로 환산되는 급료도 있을 것이고 칭찬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미래의 큰 가치를 발굴하는 일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할 때 까지는 힘들고 괴로운 것에 연속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것을 완큐에 해소는 못 시키겠지만 완화시킬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희망인 것이다.
이 희망 중 육체적인 건강을 다소 담보로 한다하더라고 기꺼이 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한 대 피우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퇴근 후 선술집이 왜 붐비겠는가?
그 선술집에 고관대작의 나리들이 들락날락 할 리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대부분은 보통 사람들일 것이다.
그 사람들이 그냥 술이나 마시러 거기에 갈 리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애환을 녹이러 가는 곳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일이 무사히 끝났으니 한 잔 하기도 하고 여유를 가지고 한 대 피우기도 하기 위하여 가는 곳이라 본다.
어쩌면 그 곳이 우리의 조그마하고 위험스러운 파라다이스인지도 모르다.
적어도 제목과 같은 명제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
- 저는 내일 출장 갑니다. 해서 하루는 쉴 계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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