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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 ㊻ 양구에서 만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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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4
작성일 2016-08-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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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아니라 아예 찜통 속에서 여름을 버텨냅니다.
이 뜨거움과 습습함을 피해 바닷가로의 탈출을 시도했지만 주차장이 된 도로에 질려 지레 핸들을 집으로 돌려버렸습니다. 여름낭만이고 뭐고 집 떠나 개고생하기 싫은 거지요.
강원도 사람들은 휴가철만 되면 언제까지 관광강원의 슬로건에 짓눌려 타지 사람들에게 길을 양보하고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지... 해서 진작에 세워놓았던 거창한 여름휴가계획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습니다.
에어컨 켜면 엄청 누진된다는 전기세가 무서워 잠시 쇼핑을 핑계로 가까운 마트에 가서 더위를 식혀보지만 그때 뿐입니다. 아침에 게슴츠레한 눈으로 일어나 먹고 자고 싸고 그저 멍 때리기 모드로 일주일의 휴가를 보내기에는 너무 억울해 조용하게 보낼 곳을 찾다가 발견한 회심의 숨터, 양구의 백자박물관에서 한 여인을 만납니다.
백토가 빚어놓은 600년의 빛 양구백자는 화려하지도 않고 단아하며 뽀오얀 속살이 보일 듯 말 듯 팔십수 모시한복을 입은 소담한 여인의 모습입니다.
개구리 몇 마리 그 위에서 쉼을 하는 백자를 몇 점 사가지고 돌아오며 올 여름 휴가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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