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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京記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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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6-05-26 20:11 댓글 0건 조회 1,4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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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24(화) - 아침에 비오고 오후 개고 흐리길 주고 받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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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홍성례 - 시인, 낭송가, 서예가, 국선도 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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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기억들이 되살아 난다.

함박눈 지겹게 내리느 날에도 비바람 짖굳게 몰아치는 날에도 포기할 만한 하찮은 생명이란 없었다

흑암으로 치장한 가오스의 세계에서 남몰래 명을 티우고 산바람 들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며 금지옥엽을 펴고

한 송이 꽃으로 태어나기까지 지새운 날들이 그 눈물겨운 시간들이 저리 고운 미소로 키우고 백란의 정원에서

뒤늦게 찾아 든 노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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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야생화로 치장한 예뜰로 건너가는 예쁜 다리 아래로 깊고 깊은 신록의 계곡을 따라 흘러가는 맑고 청아한 물소리에

때묻은 속세의 육체와 영혼이 씻겨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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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고 싶어 꽃을 사랑한 여심

꽃을 사랑하여 시를 읊은 여심

시를 사랑하여 시인이 되신 여심

허공을 사랑하여 묵필로 백지를 채우는 여심

단전에 고요한 숨을 불어넣고 조신해지는 여심

유천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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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란의 여주인(시인, 낭송가)과 유천 - 두 분은 친숙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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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가 뭘까

미소는 위대한 생명력을 지닌 처절한 인간의 삶에 대한 위대한 치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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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단 한 계단 오르고 올라 또다시 한 계단 한 계단 내려서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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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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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문학관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독특한 시인의 캐리커처가 방문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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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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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본질은 따듯한 미소다
유천의 미소는 긍정과 치유의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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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진 먹이를 주시하는 참새처럼

나는 내 발등을 주시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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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허공이 된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오늘도 감사하며 초연히 살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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