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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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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8-30 08:20 댓글 0건 조회 6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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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남대를 다녀와서


장님 코끼리 더듬기 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

보이지 않는 사람이 덩치 큰 코끼리를 만져서 그 형상과 느낌을 안다고 했을 시 어디를 만져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리를 만져본 사람은 마치 굵은 기둥처럼 생겼다고 말 할 것이고 배를 만져본 사람은 펼쳐놓은 양탄자처럼 느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머리 털 나고 처음 찾은 곳이 충청북도 청주시에 있는 청남대다.

충청북도는 바다가 없는 유일한 도이지만 청남대가 있는 대청호 덕분에 바다 같은 호수를 가지면서 물에 대한 자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는 곳이다.

대청호는 충청지역에 농업 및 공업, 생활용수를 공급해 주는 중요한 기간 시설로 인공으로 만든 호수 중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있을 정도로 큰 호수이다.

 

인공호수가 생기면서 새로운 풍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존에 도로와 주택 등 생활공간이 수몰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인간의 삶의 현장은 경계수면 이 후로부터 새롭게 시작된다.

이 무렵 새롭게 생긴 풍광을 기반으로 그야말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 중 백미가 바로 청남대가 아닐까 싶다.

지나간 시절에 이야기지만 이 청남대를 기획하고 만든 것은 전두환 정권 때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청남대의 규모가 만만찮이 큰 것도 당시 정권의 취향과 맞물렸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감은 물론 철권 정치에서 잘 만 하면 대물을 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생각되었다.

인류 역사에서 전횡을 휘두르던 군주들이 보통의 상상 이상의 구조물을 만든 덕분에 후손들이 그 덕을 톡톡히 보는 그런 현상인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진시황이 아닌가 싶다.

만리장성을 비롯하여 용마갱 등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 토건이나 시설을 건립함으로서 당시 사람들은 너무 힘들었겠지만 후손들은 그것을 바탕으로 두고두고 밥벌이를 할 수 있는 기반조성이 된 경우라 본다.

 

청남대의 이미지는 인공으로 만들어진 호수 주변에 나타난 아름다운 풍광의 중심부에 대통령 별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과 산이 가장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을 개발하여 별장과 함께 부속시설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기존의 자연 풍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인간의 위락시설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모습이다.

시설물이나 건축물은 휴양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었고 그것을 받쳐주는 조경 쪽은 당시 조경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싶었다.

아마 그때 반송이 유행을 타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조경 수목의 중심을 반송으로 맞추고 나머지 수목으로 조경 경관을 조성한 듯 싶다.

청남대를 들어가는 입구에서 청남대 본관까지 가는 길은 온통 백합나무로 이루어졌다.

이런 것은 당시 조경 설계를 담당했던 사람이 튤립나무에 필이 꽂혀서 그렇지 않았을까 하는 추론도 해 본다.

지나간 날의 상상이지만 그것을 처음 입안하고 추진하였던 사람들의 취향과 시대상황이 만들어낸 장면이 아닐까 싶다.

 

이 청남대가 민초들에게 공개되면서 시민 공간으로 돌려보내 준 사람이 노무현대통령이었다고 기록되었다.

그 전까지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이용이 되었는데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만들어진지가 벌써 30여년을 넘긴 상황이라 각종 가구나 가전제품, 그리고 도구들이 벌써 과거 티가 많이 나고 있었다.

물론 당시에 최고 품질의 집기를 사용해서 그런지 품위는 그대로 살아있는 듯 보인다.

 

대통령 별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아니면 그 안에 전시된 물건이나 사료들이 대통령과 관련된 것만 모아 놓아서인지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진다.

그냥 가볍게 볼 공간이 아니라 우리 역사의 한 획 한 획을 그은 사람들의 발자취를 보는 것 같아서 만감이 교차된다.

대부분 지나간 분들의 발자취지만 그 공간에서 만큼은 당시 사람들이 움직이는 듯 한 상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공간에 기록된 역사는 이제 역사책에서만 볼 수 있는 사료일 뿐이다.

대청호 속에 담긴 물 만큼이나 우리의 근대 역사도 많은 부침을 거쳤다는 것을 그 공간에서 느끼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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