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길길묻 2 – 『작전타임』
페이지 정보
본문
내 인생에 다시 방학이라는 기간이 있을 줄은 미쳐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어찌어찌 학교와 계약을 하고 학생들을 다시 지도하게 됐다. 그리고 작전타임이라고 할까. 방학을 맞아 지금 잠시 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새해가 왔고 새로운 시간앞에 서 있다. 뭔가 남다르고 의미가 있는 슬로건이라도 2024 다이어리 앞장에 써 넣고 싶은데 마땅치 않다. 너무 거창하고 큰 그림을 그리려는 욕심 때문일 것이다.
지나온 삶이 어찌 녹녹하기만 했을까. 앞으로의 삶 역시 녹녹치 않음 것임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전투모드로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그야말로 이제는 느긋하게 삶을 살아갈 나이도 되지 않았는가.
한편으로는 미래의 그 삶이 아름답고 정겹고 여유롭고 평화로워야 한다는데 생각이 미친다. 삶이란 잘 나가다가도 때론 실망하고 때론 좌절하고 때로는 슬프고 아프다. 그러기에 이를 회복시키거나 치유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에 잠시의 휴식기에 더 나은 삶을 위한 작전타임을 불러놓고 있다.
연말연시는 누구랄 것도 없이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이 시기에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새해 첫 달도 어영부영 흘러가 버리고 그 한해 역시 결실도 없이 지나가 버리고 말것이다. 지난 한 해는 어땠는가.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잃었는가. 혹 낭비된 시간은 아니었는가. 힘들고 궁상스러우며 헛된 망상으로 소중한 한해를 보낸 것은 아닌가.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바쁜 일과에도 하루에도 몇 번씩 일상의 작전타임을 가졌다고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의 생각이 과연 옳았는지, 제대로 판단하고 처신하는지 스스로 되물었다. 그 사색의 결과를 담은 책이 바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이다.
‘자주 철학적으로 휴식을 취하라. 그러면 너의 생활도 훨씬 견디기 쉬워질 것이다.’
무언가 바뀔 때는 바로 삶의 바퀴를 조율할 때다. 꿈이 거창하면 시작이 어렵다. 너무 멋지거나 잘하려는 부담 때문에 선뜻 시작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눈앞의 절박함에서 풀려났을 때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생각나는 것이다.
나는 쉬거나 게을러진 시간에 나에게 묻는다. “새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는 지나온 날에서 의미를 찾고 나아갈 방향을 다잡는 중요한 물음이다. “사는 대로 살아가는 거지” 하다가 보면 흔들리기 쉽다. 반면, 목표를 세우고 사는 삶은 성장도 있고 보람도 있을 것이다.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다잡는 좋은 목표를 세웠으면 좋겠다.
올해는 다시 길길묻 2(길위에서 길을 묻다 2막)를 연재하기로 했다.
- 이전글어멍이야라! 24.01.10
- 다음글주눅 든 인생 2막 24.01.08
댓글목록
김양회53님의 댓글
김양회53 작성일
다시 주옥 같은 선배님의 글을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제가 설레어 집니다.
새해 건필을 기원하며 계획하신 길위에서 길을 묻다 2막의 순항을 응원합니다.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김후배님 높이 칭송해 주니 고맙소만
어디 한번 시작은 해 봅시다.
새해 건승을 비오.
조규전50님의 댓글
조규전50 작성일
.
.
선배님,
사이버상으로 새해 인사드립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선배님의 좋은 글을 통하여 동문간에 공감의 장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새해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기원합니다.
.
.
.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조교장님 은퇴 생활은 어떠하시오?
새해 좋은 계획 세우시고
함께 이 난을 잘 가꿔 봅시다.
건승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