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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값 떨어진다고 한탄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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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8-24 11:48 댓글 0건 조회 6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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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값 떨어진다고 한탄만 할 것인가.


   생필품 가운데 몇 십년동안 꿈쩍도 하지 않는 물품이 있었으니 이는 다름 아닌 쌀값이 아닐까 생각된다
. 다른 물품들은 천정부지로 치 솟았으나 왠지 모르게 쌀 만큼은 그 반대의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었다. 쌀이야 말로 우리 한민족의 먹거리 상징이나 마찬가지인데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쌀값이 떨어짐으로서 민생을 엮어 가는데 숨통이 트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쌀은 유사 이래로 우리 민족의 기간식량으로 역할을 해 왔다고 본다. 우리조상들이 쌀에 관한 애환과 집착은 상상을 넘을 정도로 강했다고 본다. 모든 가치의 척도를 쌀에다 둘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고 본다. 부의 척도도 지금처럼 현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보다는 논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가 사용되었다고 본다. 이름하여 천석지기, 만석지기 등 쌀의 생산이 곧 부의 척도 역할을 했었다.

 

   한반도는 70%이상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렇듯 산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논은 적어지게 마련이다. 부가 곧 논이었던 시절에 강원도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빈민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활을 했다고 본다. 그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출신이 타 시도에 가면 붙여지는 닉네임이 감자 아니면 비탈로 통한다는 것은 그만큼 논이 없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라 보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쌀을 생산하기 위하여 엄청난 중노동이 요구되었다. 쌀을 한자로 라고 표기한다. 이 글자를 풀어보면 八 十 八이라는 형상이 나오게 된다. 쌀밥이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여든여덟 번의 손질이 가야지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한 두 번의 손질도 어려운데 이렇게 많은 손끝이 가야지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쌀의 생산이 기계화되면서 조금은 수월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봄날에 가래질에서부터 시작하여 방아를 찌어서 쌀밥이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모든 과정을 인력으로 하던 시절을 상상만 하여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인간의 식성도 세월 따라 변하고 있다. 쌀밥에 고깃국만 있으면 천국의 식사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빵이나 면류로 많이 전환이 되고 있다. 이렇듯 식생활의 변화는 쌀의 소비를 점점 더 위축시키고 있다고 본다. 생산은 기계화와 현대화가 되면서 엄청 늘어나고 있으나 소비가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관계로 남아도는 쌀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자연히 쌀 창고가 가득히 차이면서 묵은쌀도 문제화되고 있음은 물론 쌀 보관료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많은 나라와 FTA가 체결되면서 농산물의 의무할당 수입제로 인하여 쌀 마저도 일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쌀도 주체를 못하는데 수입산까지 합쳐진다면 그야말로 쌀 대란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연스럽게 쌀값은 떨어지고 농민들의 호주머니는 얇아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농정당국에서는 이런 일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쌀 보관료만 덜 들여도 그 돈으로 농업 기간산업에 투자를 할 수 있을 터인데 그야말로 완전한 소모성 일에 아까운 돈이 쓰여 진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보아서도 썩 좋은 일은 아니라 본다. 그렇다면 이렇게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야 할 것이다. 물론 농정당국에서는 다각도로 쌀 소비책을 강구하고 있으리라 보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으리라 본다.

 

   그 돌파구 중에 하나가 쌀 부족국가에 원조를 해 주자는 안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저 멀리 아프리카에 피죽도 못 먹는 나라에 퍼 주자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나라에 우리의 쌀을 퍼 주면 그 쌀을 먹은 장정들이 힘을 비축하여 아기 생산에 열을 올려 인구증가에 기여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굶어 죽는 아프리카에는 쌀이나 음식료를 주는 미봉책보다는 피임약이나 정관수술을 통하여 산아제한을 강력하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는 식량사정이 별로 좋지 못한 북한에 퍼 주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눈에 불을 켜고 반론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놈들이 우리의 쌀을 먹고 힘을 비축하여 미사일을 날린다는 시나리오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퍼 주지 않은 기간에도 미사일과 핵무기는 더 많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쌀을 퍼 준다고 해서 미사일이 더 날아 온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논리가 되리라 본다.

 

   우리는 가족을 식구라고 이야기 한다. 식구는 밥을 같이 먹는 입들의 모임인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쌀을 퍼 줌으로서 식구같은 인식이 들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다. 쌀과 함께 남아도는 감귤도 함께 보내면 북한사람들이 표면적으로야 나타내지 않겠지만 내면적으로는 남한 사회를 동경하리라 본다. 남북한이 동토처럼 얼어붙은 형국을 봄날처럼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생명태나 조개, 개마고원에서 나는 감자 등을 서로 교환해서 먹는다면 이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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