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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㊱ - ‘꽃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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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4
작성일 2016-06-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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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피어
내 눈을 어지럽히지 마라.
처음부터 나는 너에게 관심도 없었느니라.
네 피움을
곁눈질로라도 보아줄 줄 알았더냐.
이미 들켜버린 네 마음
훔쳐 주기라도 할 줄 알았더냐.
네 향기의 고혹함에
넘어갈 성 싶었더냐.
행여나 네가 흘리는 눈물
닦아라도 줄 줄 알았더냐.
어림없다.
그저 지나는 길, 먼산 벗겨져 가는 연두에 한눈 팔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자리에 우연히 정말 우연히 네가 홀로 서 있기에 상처에 바르면 낫는 풀인지 흘끔 살폈을 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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