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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憐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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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9-03-05 12:20 댓글 2건 조회 96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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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人形의 계절

                            바람소리/김윤기

나직이 트인 숨소리는 흙에 묻어 두고
또 하나의 망망한 하늘을 건너야 할 고달픈 숙명
바람과 구름 사이로 여린 촉수를 내밀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3월의 침묵이
하늘과 맞닿은 땅끝에서 깃발처럼 펄럭이면
눈 덮인 산에 살던 작은 새는 산수유 꽃잎 사이로 날아들고
가슴 뒤뜰에 피었던 눈시울 젖은 목련 꽃잎이
피기도 전에 떨어진다.

이별 후 기척 없던 계절이 맨발로 걸어 들어
실개천 여울 가에 잠시 머물다
꽃샘바람 곁에 한 줌 미련을 내려놓고
가지런히 손 모은 들녘을 건너 이내 떠나고 만다.

소리 없이 떠난 3월의 인형(人形)처럼
서럽게 눈 뜬 찬란한 4월의 요정
햇살 드는 내 가슴을 살며시 열어 놓고
목련의 순결, 수채화에 담아
창가에 걸어 놓는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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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락님의 댓글

해오락 작성일

선배님의 시를 읽으며 조헤리의 창이 문득 생각 났습니다.
 마음의 창, 나만 알고 있는 나, 상대가 알고 있는 나, 자신도 모르고
상대도 모르는 마음의 창 , 시인의 깊은 심심(深 心) 이데아의 세계라고 나 할까요?
매우 아름다운 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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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그렇습니다
어렵고 서러운 날에는 더욱 간절해 지는 것이 사람이지요
평소엔 찾지않던 하느님을 찾게 되고 절친했던 친구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요
이렇듯 두겹의 마을을 지니고 살며 그 마음의 한 겹만 지켜보며 살아온 것이 우리의 심리가 아닐지 싶답니다.
사람의 본성은 한결같지만 실속만을 챙기는 변덕스러운 옷을 걸치고 살거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