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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 발 늦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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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한 발 늦은 것 같다.
철들자 노망이라고.....
뭣 좀 해보려 하니 이제는 물리적 나이가 앞을 가로막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철딱서니 없던 젊은 날에는 세상사가 내 손아귀에서부터 시작될 줄 알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내 스스로가 망상에 사로잡혔던 시절이 아니었던가 싶기도 하다.
좋게 말하면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었고 그 와 반대로 생각하면 세상물정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정도였다고 보면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래도 세월이 가면 뭔가 되겠거니 하는 생각에서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살았다.
장가도 가고 애도 낳고 부모님도 보내는 사이에 물리적 나이는 기준점에서 한참 멀리 와 있는 듯 한 느낌이다.
물론 내일보다는 오늘이 젊겠지만 나이을 역행하여 산다는 것은 수월한 일이 아니라 본다.
젊음을 소진했다는 것은 결국 나이를 먹었다는 것과 상통하리라 본다.
젊음이 한 당대 이어질 줄 알고 대충대충 보냈는데 막상 그와 멀어지고 나니 이어서 찾아온 것은 노년이 아닌가 싶다.
마음만은 젊었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 젊은 것은 아니라 본다.
우리 스스로가 아무리 청춘같은 마음으로 산다고 하지만 나이를 먹은 것은 먹은 것이다.
쓸데없는 부정은 신뢰성마저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죽을 때까지 손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고 보면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관념에 쌓일 수 밖에 없다.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 어디 좋은 일 발생되는 세상없을까 하면서 살아가는 신세로 전락된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젊은 날에 뭔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하여 좀 더 발버둥 쳤을 터인데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이 먹는 것처럼 쉬운 것도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아무리 먹어도 배는 불러오지 않고 힘만 빠지는 것이 나이 먹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혹시 의욕을 불태우려고 폼이라도 잡을라치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말린다.
“그 나이에 그런 일은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는데 왜 힘들게 떠 벌려.”라는 한 마디에 저절로 맥이 쭉 풀린다.
실제 떠벌리지 않아도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고 본다.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조금이라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일념을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두 팔을 들고 막아선다.
혼신의 힘을 쏟아 생각해 낸 일에 대해서 실천도 해 보기 전에 보기 좋게 퇴짜를 맞은 셈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야 뭔가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한 발 늦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하면 될 것 같은 일들도 실제로 추진하기가 겁나는 시점까지 온 것이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밀어붙이던 열정과 패기는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기 조치 힘들어져 버린 시점까지 온 것이다.
벌써 한 발 늦었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두 발이 늦어 질 것이다.
옛날 같으면 담뱃대 물고 사랑방에서 “어흠”해야 할 상황인데 그래도 세월이 좋다보니 그 정도는 안됐지만 뒷켠으로 물러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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