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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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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11-03 12:16 댓글 0건 조회 8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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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 없는 수박



  생명체가 몇 억년을 지나면서도 사라지지 않은 것은 번식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기와 똑 같은 유전자를 후세에 물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 인간이 이 세상에 나온 것은 몇 백 만년도 채 안된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인간 외 많은 생명체들의 탄생은 엄청 오랜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생명체의 영속성은 DNA라는 유전자에 의한 유성생식의 과정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너무 학술적인 이야기는 재미가 없을 수 있는 관계로 일상사에서 이런 것이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의 육종학자인 기하라라는 사람이 콜히친이라는 물질을 가지고 씨 없는 수박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씨 없는 수박을 우장춘박사가 연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우박사를 좀 더 확실하게 띄워주고 싶은 주변사람들의 와전된 작품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그만큼 씨 없는 수박이 가지는 상징성은 크다고 보면 될 것이다. 씨 없는 수박은 지금도 일부 종묘사에서 개발되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씨가 없는 관계로 먹을 때 편리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으리라 보는데 왜 이런 수박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지 않는가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씨 없는 수박은 종자를 만들기가 좀 복잡하다. 먼저 콜히친이라는 시약을 구해야 한다. 콜히친은 지중해 기후에서 잘 자라는 콜히컴이라는 구근식물에서 추출하는 일종의 알카로이드인데 이 물질은 세포분열시 방추사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좀더 쉽게 표현하면 성세포가 아닌 체세포는 2n상태로 존재하나 세포가 분열할 시 감수분열이 일어나는데 이때 2nn 상태로 분리가 일어나야 하는데 이 과정을 콜히친이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 결과 세포가 2n상태로 크는 것이 아니라 4n상태로 분화된다는 것이다.

 

  재배식물에서 4n상태가 되면 거대화가 일어난다. 대표적인 거대화 식물이 포도의 거봉계통이라 보면 될 것이다. 거봉은 타 포도 품종보다 알이 엄청나게 큰 것을 볼 수 있다. 식물에서도 거대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4n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큰 식물을 요하는 경우 이 기법을 사용하면 쉽게 목적 달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배고프고 못 먹던 시절에는 질보다 량이 우선이었다. 일단 배를 채우자면 맛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맛과 질을 우선시하는 시대로 들어왔다고 본다. 우리의 먹거리도 자연스럽게 최고의 맛과 질을 갖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더 나아가 건강과 특별한 기능을 가진 물질을 가진 먹거리가 각광을 받는 시대로 들어왔다고 본다. 동식물의 육종에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먹거리 중에서 씨앗이 아닌 과육을 먹은 참외나 멜론, 수박이나 늙은 호박 등은 씨앗이 쓰레기로 변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본다. 멜론 같은 경우 과피도 벗겨야 하고 과육 안에 있는 씨앗의 처리도 수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먹는 식품이 아닌 가끔 가다가 먹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감수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먹는 과정까지에 많은 쓰레기가 발생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씨 없는 수박에 유용성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씨 없는 수박을 먹어본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필자도 명색이 그쪽으로 전공을 했지만 씨 없는 수박을 직접 먹어본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누군가가 생산을 해야지만 먹을 수 있는데 생산에 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먹기가 그렇게 좋은 씨없는 수박이 왜 대중적으로 재배되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씨 없는 수박이 보통의 수박처럼 용이하게 재배가 가능하다면 굳이 씨 있는 수박씨를 심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씨 없는 수박이 먹기 좋다고 알려는 져 있지만 마트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고 본다.

 

  씨 없는 수박은 사람이나 동물에 비유한다면 불임의 영역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씨앗이라는 것은 인간으로 말하면 자식이나 마찬가지라 본다. 불임인 상태에서 자식을 볼 수 없는 이치가 바로 씨 없는 수박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위적인 불임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본다. 앞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자연계의 생명체의 체세포는 2n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것을 콜히친이라는 약제를 처리하여 인위적으로 4n로 만든 후 다시 2n상태의 개체와 교잡을 하면 그 씨앗은 3n상태가 되어서 나온다. 이것을 심으면 불임 개체가 되는 것이다. 만드는 과정이 당해 연도에는 안 되는 관계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교잡도 많이 해야 하고 콜히친 처리과정도 복잡하고 콜히친 자체도 인체에 매우 해롭기에 모든 과정이 어렵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렇게 만든 3배체 종자를 심어서 가꾸는 것도 용이치 않다고 본다. 정상적인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을 관계로 안정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조금만 소홀히 관리하면 생육이 위축되고 좀 과하게 관리하면 의도했던 바 보다 다른 방향으로 자라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간 세밀하게 관리하지 않는 한 좋은 과실을 수확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듯 종자를 만드는 과정도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릴뿐더러 만든 종자를 이용하여 재배하는 것도 까다롭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먹을 때 씨 발리는 품 정도는 감수를 한다고 생각하고 씨 있는 수박을 주로 심게 된다.

 

  수박을 그렇다 치고 멜론이나 참외, 파프리카에서 씨가 없다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농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지금보다 훨씬 간편해 질 것이다. 씨가 없는 관계로 악성 쓰레기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점은 씨로 가야할 양분이 과피로 가는 바람에 품질도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래에는 이런 농산물들이 씨 없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떤 방법으로 씨앗을 없앨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된 사람들이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 대열에서 기웃거리는데 용이치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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