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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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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命)은 하늘이 관리 하시는 것이니 그 명의 길이를 두고 내가 연연할 일이 아니거니와
생사가 오고 간 난(亂)을 격은 후 자식들의 효(孝)가 드러났으니 이 또한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그것으로 인해 나는 더욱 초연해 졌고 더욱 밝은 안색을 얻었다 하겠다.
눈부신 4월의 햇살과 간지러운 바람결을 마시며 아름다운 꿈을 꾸는 내 사랑스런 아가야
요랫던 녀석이 저리 컸다
나는 타고난 내 명대로 살다 그 명이 다하는 날 산자의 경계를 넘어 홀연히 사라지리라
허공에 떠있는 이 아름답고 아담한 별(지구)에서 일어나는 생과 멸의 이치를 나는 보았노라
희로애락을 넘나들던 생(삶)의 이치와 그 생의 업(業)을 고스란히 짊어진 사계(死界)의 영혼들을 --
선한 사람은 선행의 업을 입고 악인은 악행의 업을 입은 영혼이 되어
영겁의 세월을 떠도는 것을 보았느니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은 마음에 둔 사람이더라
그가 슬퍼하면 내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차고
그가 기뻐하면 내 마음도 기쁨으로 충만해 지더라
세상을 뒤흔드는 바람의 소리도
제 아무리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도
신비롭고 절묘한 비경도 내 마음을 온전히 채우지 못하나니
바다가 제 아무리 넓고 끝없어도
하늘이 제 아무리 높고 광활하여도 그 또한 내 마음을 온전히 채우지 못하나니
사람의 마음은 사람이 지닌 정(情)에 의해 충만해 지는 것이더라.
사랑할 때 그것으로 충만해 지고
사랑 받을 때 그것으로 충만해 지더라
살아보니 진정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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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바람소리님의 댓글의 댓글
바람소리 작성일
즐거운 명절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지난 4월 펜션에서 1박2일을 보낼때 맏이가 촬영한 것을 이번 추석에야 파일을 담아왔기에 올려보았습니다.
세양님의 댓글
세양 작성일
사찰중 관음사(觀音寺)라는 이름이 많은데
소리(音)를 본다(觀)? ..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지요.
일반적인 생각과 경지(境地)가 다른 그러한 . . .
김윤기님의 글을 읽으면 쉬운 우리말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계속 일도록 해 주시기 부탁합니다.
바람소리님의 댓글의 댓글
바람소리 작성일
늘 과찬의 말씀을 주시니 부끄러우나 고맙습니다.
선배님을 통해 한시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