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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유채꽃 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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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best42 작성일 2018-04-22 18:06 댓글 2건 조회 6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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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밭에서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엊그젠 싸락눈이라도 올 것 같이 을씨년스럽더니
오늘은 웬일인지 곧 여름이 올 것 같습니다.

삼척 맹방 유채꽃 축제장엘 갔습니다.
모두가 갔다 왔다는데 더 있다간 계절을 놓칠 것 같았지요.
백사장을 끼고 끝없이 펼쳐진 노랑꽃 유채밭엔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가는사람 오는사람, 젊은이나 노인이나 하나같이 얼굴이 밝습니다.
꽃이 사람을 유혹하는지 사람이 꽃을 유혹하는지
꽃이 예쁜게 아니라 사람들이 꽃을 바라보는게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유모차의 아기는 세상이 신기한 듯 하늘을 바라보고 방글거리고
아기를 바라보는 엄마는 아기가 너무 예뻐 함빡 웃음으로 화답하고
지나가는 할머니는 새댁이 고와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유채밭의 노랑꽃은 이들의  모습이 정겹던지 오무려있던 꽃잎을 더 활짝 피웁니다.

관광버스에서 노인분들이 내립니다.
삼삼 오오 짝을 지어 유채꽃 물결에 휩싸여 갑니다.
손을 들어 V자를 만들어 사진을 찍습니다.
얼굴가득 장난기 배어있는 모습엔 어린시절이 묻어 납니다.
 
누군들 늙고 싶어 늙나?
세월이 그렇게 만들어 주는걸....젊은이들한테 푸념하는듯한 모습도 보이고...
까르르..... 티없이 웃는 소리에 그런 모습이 다 걷힙니다.
늙으면 애 된다더니 사탕 하나씩 물은 모습은
우리들 어릴때 학교 갔다오던 모습과 흡사합니다.
 
십년 내지 이십년후 우리들의 모습도 저렇겠지...
나이는 들었어도 추하지 않고 꽃을 아름답게 볼줄알고
남을 폭넓게 이해하는 마음 따뜻한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런 마음이 다 드는 날입니다.
아이들 얼굴에선 꿈이 보이고 노인들 모습에선 지혜가 보이고....


축제장 곳곳엔 예전에 하지 않던 모습이 보입니다.
" 움직이는 DJ" 라는 간판을 걸고
옛날 LP 판을 돌려가며 흘러간 옛노래를 들려 줍니다.
구수한 입담과 재치있는 유머에 젊은 아낙들은 까르르 숨이 넘어 갑니다.

샛노랗게 활짝핀 유채꽃....도로변 복실복실한 하얀벗꽃....
맑은 하늘과 따뜻해진 햇살....
거기다가 좋아하는 옛노래까지 흘러나와 가슴을 적십니다.
축제도 이만한 축제가 없을듯 싶습니다.
신청곡도 받습니다.이런데는 쑥스러워 잘 가지 않는데
오늘은 웬지 용기가 생깁니다.쪽지에 신청곡과 신청하게된 사연을 적으랍니다.
“신청곡은 어니언스의 편지” 곡을 선택하게 된 사연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40년전 부대 연병장 미류나무 꼭대기에서 울려 퍼지던 노래”

어니언스의 편지가 흘러 나옵니다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젖은 편지~”
갑자기 울컥해지며 함께 고생했던 전우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잔잔한 감동은 노래가 끝날때까지 이어집니다

“40년전이면 내가 아버지 몸에서 엄마 몸으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DJ의 짤막한 한마디에 주변에 있던 남녀 누구라 할 것 없이 포복절도합니다.
웃고 또 웃고....축제는 축제인가 봅니다. 원없이 웃었으니까요.

지역 축제
볼게 없는게 아니라 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른건 아닌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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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간결하면서도 맛갈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소생도 그 곳에 함께하는 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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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연best42님의 댓글의 댓글

김석연best42 작성일

감사합니다
별, 글 같지 않은 글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