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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昌邑 餘萬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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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昌邑 餘萬里
평창은 강릉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 중에 하나이다.
특히 횡계와 진부는 생활권 자체가 과거부터 강릉권과 같이 갔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대관령이란 준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생활이 같이 공존하고 있는 것에서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창군은 주로 산간으로 이루어져 있음으로 인하여 인구가 모여 사는 곳 자체가 권역별로 나누어져 있는 모습을 보인다.
횡계권, 진부권, 평창읍내, 미탄, 봉평, 장평으로 나누어지면서 지역마다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엮어가고 있다.
여기서 행정의 중심지는 평창읍인데 지리적으로 보아 평창군 전체를 기준으로 남쪽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음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평창읍과 가깝다고 생각되는 장평을 가는 시간이나 옆 군이 영월읍으로 가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평창읍의 특징은 평창강을 휘돌아 가면서 생긴 비교적 넓은 평지에 존재하고 있다.
장평에서 평창을 가는 길이나 영월 쪽에서 평창으로 가는 길목 모두 강줄기를 따라서 가게 된다.
평창강과 읍내가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도시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런 관계로 평창읍에 풍광도 강과 산과 개바닥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 만들어진 곳이라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평창읍내를 들어가는 멱에는 크게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과거부터 다니던 길과 또 하나는 산허리를 잘라서 직선도로를 내면서 최신형 신작로가 있다.
구 도로를 통하여 시내를 접근하기 직전 오른쪽에 다리가 하나 보인다.
신호를 받고 차를 사정없이 몰아가면 그 다리를 잘 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다리를 건너면 제목의 마을이 넓게 전개된다.
남쪽에 강이 있고 그 강을 받쳐 주는 노성산이 있고 동쪽에는 장암산이 우뚝 솟아 있어서 사시사철 색다른 풍광을 나타내는 절경이 보인다.
수천만 년 동안 물이 넘치고 넘쳐서 상류에 많은 토사들을 날라서 만든 평평한 땅이 엄청 넓게 펼쳐진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펼쳐진다.
그와 걸맞게 평창군농업기술센터도 다리를 건너자마자 이내 설립을 해 놓았다.
그야말로 이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넓은 버당이 펼쳐진다.
주변의 산하에서 씻겨 내려온 퇴적토가 쌓여서 만들어진 땅이다 보니 비옥하기도 하고 평평하기도 하다.
깊은 산 중에 이렇게 넓고 평평하면서 비옥한 땅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이쪽에서 출토되는 유물들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라 한다.
이 지역에 생산물은 주로 배추, 벼, 버섯, 사과, 고추 같은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평창에 명산물의 일부가 여기서 생산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굽이굽이 물과 산으로만 이루어진 곳에 상대적으로 드넓은 평원이 펼쳐지는 곳의 이름이 ‘여만리’이다.
그냥 한글로 여만리 하면 별 의미를 못 느끼지만 한자로 표기한 ‘餘萬里’는 색다른 이미지와 감정을 불러내는데 손색이 없다고 본다.
사진의 이미지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 여만리의 간판을 보는 순간 그 의미를 잘 새겨보면 발걸음이 다시 한 번 머물게 되는 곳이다.
평창에 살았던 선각자 중에서 글깨나 읽고 생각도 깊고 사색도 넓었던 분이 이곳을 보면서 그냥 보이는 대로의 형태를 바탕으로 지명의 작명을 한 것이 아니라 심오한 뜻을 넣어서 붙인 이름이라 본다.
그냥 한자 그대로의 이름을 해석해 본다면 “아직까지 만리가 더 남았다.”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작명을 하신 분의 의도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명 이름만 보았을 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작명을 했다는 것이 여실히 보이고 있다.
누군가가 이 여만리의 유래에 대해서 제대로 발굴할 수 있다면 더 재미있는 사연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한자의 뜻에서 유래되는 만리도 더 남았다는 깊은 의미를 되새기면서 생각나는 구절이 하나 더 떠 오른다.
“앞날이 구만리(九萬里) 같은 사람들.”라는 말이 오버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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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萬의 글자는 일만이라는 뜻도 있겠으나 가득 차다는 뜻도 있는게 아닌지요.
차고 넘치는 풍요로운 고장이란 뜻도 있을듯.....꺼벙이의 해석 ㅎㅎ
조규전님의 댓글
조규전 작성일
선배님, 안녕하세요.
말씀을 듣고 나니 그런 심오한 면도 있었다는 것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핑계같지만 우리의 교육이 획일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오로지 정답 찾는데만 몰골한
나머지 우리의 정신세계가 너무 고착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범주에 포함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