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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과 물레방앗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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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과 물레방앗간
인간이 타 동물과 다른 것 중에 하나를 꼽는다면 도구를 사용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림길이 나오리라 본다.
인간과 가장 닮았다는 원숭이류나 침팬지류도 적극적으로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례는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알게 모르게 도구라는 것을 사용하면서 타 동물과 다른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리라 본다.
우리 인간에게 쓰여지는 도구가 얼마나 많은지는 대형 슈퍼나 마트에 가 보면 금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끔가다가 대형마트에 들를라치면 내가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많은 물건이 어떻게 쓰일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남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도구들이 인간의 생활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게 아니라 복잡해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주 과거에 인간들은 필요한 도구를 자연에서 그대로 가져다 사용했다.
그런 과정에서 뭔가 불편하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은 스스로 개량도 하고 고안도 하면서 새로운 도구들이 속속 나오게 된다.
그런 도구들의 발달로 인하여 하나의 문화가 발달하고 그 문화가 발달하면서 인류의 문명이 태동되게 되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전기 기성세대들은 어린 시절에 많은 도구들과 접할 기회가 없었다.
흔해빠진 텔레비전조차도 시골 같은 데서는 한 마을에 한 두 대 정도 있을 정도였다.
필요한 물건이나 아쉬운 물건이 있으면 스스로 조달하는 형태였다.
심지어 집 짓는 것 까지도 자기 집은 자기가 짓는 식으로 살아왔던 시절이 있었다.
이야기를 제목 쪽으로 돌려보자.
보리밭과 물레방앗간은 서로가 연결되는 것 같이 보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으리라 본다.
보리밭과 물레방앗간이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얼핏 생각하면 보리를 생산하여 물레방앗간에서 찧은 다음 보리밥을 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갈 것이다.
이런 생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보리와 물레방아라 하면 그럴싸하게 매치가 되리라 본다.
밭과 간은 어떤 공간을 의미한다고 본다.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연상한다면 답이 어슴푸레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옛날에 보리밭은 보리쌀을 생산하는 귀중한 영역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고 본다.
물레방앗간은 생산된 나락의 껍질을 벗겨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특히 물레방앗간은 인력이나 축력이 아닌 자연 동력원을 이용했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공간이었을 것이다.
우리 한반도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면서 지금까지 한민족의 맥을 이어 오게 했던 아주 중요한 두 공간이 보리밭과 물레방앗간이라는 것을 인식했을 것이다.
그 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그 두 공간이 우리 한민족이 끊어지지 않고 영속적으로 연결되게 했던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인류가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인류가 앞으로 계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후손이 끊임없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였다하여도 저 멀리 남미에 있는 마야문명이나 잉카문명처럼 어느 날 소멸이 되어버린다면 이 또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의 연결고리를 엮어준다는 것은 선대가 후대를 만들어주는 과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적어도 한반도에서 문명의 사회를 일구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이 세계에 명함을 내 밀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선대들이 후대를 잘 만들어 주었다는 것에 귀착될 것이다.
비록, 지금처럼 호화찬란한 공간이 아니었지만 후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위와 같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간다.
가을 날씨가 너무 좋다.
너무 좋기에 더 열 받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내가 좋다고 남까지 좋으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나도 그 정도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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