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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길 위에서 길을 묻다 149 - '가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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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하늘에는 살 오른 낮달이 뜨고
들판은 곡식 익어가는 향기로 가득한데
마음은 왜 이리도 허허로운가
사람이 그립고
아득한 옛사랑도 그리워
눈 맑고 깊어지는 계절 한 모퉁이
상수리나무 숲길에 들면
툭 툭 떨어지는 토토리 영근 알들
내딛는 걸음마다 채이는
바람 성근 바람
오늘은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누구에겐가 그립다로 시작되는 손편지 하나 써서 빨간 우체통에 넣고 싶다.
<p.s>‘오늘도 걷는다 만은...’글을 올려놓고 길을 나선 김에 너무 멀리 갔었던 것일까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한가위도 지나고 물감을 뿌린 듯 라벤다가 흐드러지게 피어 들판 가득합니다. 어느새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이라니 시나브로 가을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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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애이포님!
'마음이 왜 이리도 허허로운가'
뇌와 심장에서 삭혀져 내뱉는 울림이라고 봅니다.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어 이제 가을이 되니....
이를 바라보는 작가님의 가슴에 가을 향연이 펼쳐졌다고 봅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허허로운 마음 어디 작가님 뿐이랴!
잘 읽었습니다.
10월 22일 춘천에서 점심이나 할 시간 되시는지?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언제나 묵향같은 국장님.
댓글을 단것을 보니 잘 지내는듯 하오. 만남은 늘 좋지요.
아직 한달여나 남아 선뜻 약속까지 하기는 이르나 22일을 한 3~4일 남겨두고 연락 주시게.
오랫만이라 보구숩구만. ㅋ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빨간 우체통에 넣을
툭! 또르르~
도토리 굴러오는 소리와
하얀 구름 한 점 흘러가는 하늘과
바람 한 줌 스쳐가는 가을 산길 어디에 앉아
그리운 친구에게
손편지를 쓰고 싶다. ^*^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네, 선배님
오랫만에 손편지 한번 써 보십시요.
받으시는 분이 감동받아 잘 쑨 도토리묵을 한버래기 보내줄지 누가 알겠습니까.
환절기 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