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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47 - ‘진보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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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최초발원지인 우르(Ur)는 메마른 땅에 물을 끌어대어 농사를 짓는 관개사업을 통해 문명을 꽃피웁니다.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두 강을 이용한 신기원의 이 관개시스템이 척박하기만 했던 땅에 풍작을 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세기에 걸쳐 지속된 관개로 땅에는 염분이 배이고 백화현상까지 보였음에도 이들의 관개를 이용한 밀 경작은 계속되었고, 기원전 2100년경에는 경작을 완전히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이로 인해 기원전 2000년에 우르는 멸망하고 맙니다.
위대한 번영을 이룩했던 기원전후의 문명들이 지나친 진보를 통해 어떻게 망했는지 산업혁명 이래 풍요를 구가하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일러주는 사례입니다.
빈부격차와 소득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시행한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상공인들의 폐업과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대학 강사들의 신분보장을 위해 만든 이른바 강사법은 오히려 강사들을 거리로 내모는 악법이 되었습니다. 또한 교육평준화를 지향하며 자사고 정리에 나선 정부는 극심한 저항에 직면해있기도 합니다.
진보주의의 특징은 속도감 있게 불균형과 불평등을 바로잡으려는 측면이 강합니다. 인위적으로 그것도 급진적으로 사회시스템의 형평을 추진하는 일은 매우 모험입니다. 조급하게 결과물을 얻기 위해 서두르다가 보니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곧잘 빠지는 것이지요. 현 정부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은 정부가 시장에 너무 깊숙이 개입을 했다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자유시장경제체제하에서 정부의 지나친 시장개입은 대부분 역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좌파정부 정책들은 進步, 즉 앞으로 나아가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앞으로 스텝을 딛는 듯 실제로는 뒤로 움직이는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moon walk)처럼 뒷걸음을 치고 있어 文워크라고 조롱하고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미 기술했듯 한때 찬란했던 문명들의 몰락은 지나친 진보가 가져온 함정이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말해줍니다. 야당들이 역사의식과 양식을 가지고 국정의 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동반자로 제대로 견제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가뜩이나 북.미.일.중 등 주변국들이 흔들어 대다가보니 광복절 대통령 연설문의 제목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 가 되었습니다. 굳이 시인의 시귀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꽃을 키워 본 사람들은 압니다. 흔들리며 피어야 꽃이 더 꽃답다는 것을...
한일간 교역갈등을 비롯해 북한의 발사체 도발 등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의 이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질서와 풍요가 오히려 두렵게 다가오는 작금입니다만 덕분에 지구촌의 한 가운데서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이 여름도 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
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문-워크(moon walk), 그렇군요!
경제 사회는 그렇고, 정치는
적당히 흔들리면 좋겠는데 회오리칠까 두렵습니다.
진보를 가장한 종북좌파라들, 반미 배일을 적극 선동하고 있으니
설마가 사람 잡는 날 올까 그것이 두렵습니다.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듣고도 아무 말 못하는..
주위에 열불 낼 사람 참 많습니다.
정치 얘긴 그만!
다른 길로 빠졌네요 미안. ^*^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선배님. 마땅한 소재도 없고 해서 저의 생각을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하지만 말대가리라하든 삶은 소대가리라 하든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랍니다. 겨우 30% 밖에 안보인다고 합니다.
그들도 역사를 두려워 할 것입니다. 구도상 함부로 쏘고 덥치고 하지못할 것이니 마음 편히 가지시셔도 될듯 싶습니다. 전쟁 할 놈들은 전쟁 준비만 하지 여기 저기 이것 저것 건설 하지않습니다. ㅎ ㅎ
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에이포님!
오랫만에 작금의 세류를 살짝 언급하며 살짝 한 말씀하셨네요.
에이포님은 그 쪽에 더 가까운 님으로 알았는데......
살짝 언급에 살짝 한 말씀 편하게 읽었습니다.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굳이 따지면 좌우의 어느 한편이라기보다는 진보라고 봐야겠지...
진보 보수를 떠나 냉정하고 이성적인 눈으로 편견없이 세상을 보려고 애쓰는 중이요.
이런 주제는 좀 쓰기가 거북스럽긴 한데, 그래서 살짝 살짝 조심스럽게 언급...
서로 잘 지내고있다는 안부로 접수.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