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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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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모시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되는
메밀 농사를 짓고 있는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 메밀꽃이 잘 피었으니 올 농사 대풍이겠지요?」
「봐야 알지! 」
꽃이 지고 알곡이 잘 여물어 갈 때쯤
「아버지! 이삭이 잘 여물고 있으니 풍년이 맞죠?」
「봐야 알지! 」
가을걷이를 하고 타작을 하면서
「아버지! 풍작이 맞지요?」
「봐야 알지! 」
한사코 아버지는 '봐야 알지'였습니다.
아들이 속이 좀 상했습니다.
방아를 찧어 가루를 만들고 반죽을 해 메밀국수를 만들어
한 상 차려 들고 아버지 방에 들어서면서
「아버지! 이래도 풍년이라 안 하세요?」
『거~참, 봐야 알지! 』
누워 계시던 아버지가 일어나 앉으며 손사래치는 바람에
그만 국수 그릇이 엎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걸레질하면서 그때야
「아하 끝까지 봐야 아는구나! 」
이 이야기는 친구 부름을 받고 대관령면 차항리로 가는 승용차 안에서
"농사는 끝까지 봐야 안다는~".. 동승자가 한 이야기다.
아직도 태풍 몇 개가 남았다.
풍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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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존경하옵는 선배님!
"봐야 알지" 이 네 글자에 담긴 큰 뜻을 되뇌여 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미리 예단 내지는 결론을 내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비근한 예로 근래 남북관계만 해도......그렇게 평화시대가 온다고, 왔다고 떠들던 사람들......
선배님께서 쓰신 이 글을 읽는다면......그래 "끝까지 봐야 알겠군" 라고 하겠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꾸벅....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하 하 하 정말 유쾌한 유머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과 글도 끝까지 들어봐야 하고...
인생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글입니다.
끝까지 기봐야 알겠습니다만
태풍, 다시 오더라도 잘 이겨내시고 풍성한 가을 맞으시가 바랍니다.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지난 말복(8/11) 날 대관령면 갔을 때, 동문들 숲에
혹시나 해서 두리번거렸습니다.
이 더위 잘 이겨내시고 내친김에 한마디 더
"봐야 알지!" 않도록,
울안의 '봉선화'들 끝까지 잘 가꾸시기 바랍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