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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 첨지와 참외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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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 첨지와 참외밭
우리가 어린시절 참외는 참 귀한 과일이 였다. 산이 높고 기온이 낮은 강원도는 사과나무, 감나무는 재배가 잘 안되었던 시절이다.
비닐 혁명 이전에는 온실이라는 것이 없었고 하늘 만 처다 보고 계절별로 자연 야생 제철 노지 재배만 가능 했다.
봄철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딸기,토마도, 참외는 보기 힘든 과일(채소과에 속한과일)중에 귀한 과실이 였다.
그 시절 참외나 수박을 재배한다는 것은 일반 농민들보다 한 발짝 앞서가는 선진농업의 행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마을에 객지에서 살던 노부부가 들어와서 늘그막에 낳은 외동 딸 하나를 낳아 기르면서 빈농으로 살아갔다. 하루도 쉬지 않고 개똥 첨지는 딸을 위하여 이웃 남의 논,밭에 가서 품팔이를 하고 저녁이면 조금씩 음식을 얻어 딸과 아내에게 주었다.
조금이라도 좀 더 돈을 모아 보려고 강가의 모래밭에 참외를 심어봤는데 비옥하지 않는 모래밭에 충실한 참외 열매를 기대 할 수 없었다.
궁리 끝에 아침 일찍 남보다 먼저 일어나 먼동이 트기를 기다리며 동네 개들이 짓어대는 아침에 개들이 똥을 배설 할 때에 그 개똥을 냉큼 주어 자루에 모아 풀과 개똥을 모아 부패시켜 퇴비를 만들어 참외 밭에 주었다.
그해 황금 참외가 무진장 많이 열려 그 할아버지는 한목잡아 귀여운 외동 딸과 아내가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사줄 수 있었다. 그 후 노인의 별명은 개똥첨지다. 말도 좀 경상도 사투리의 억양이지만 유난히 개똥수집에 일가견이 있었다. 문득 오늘날에 생각하면 그 개똥 첨지의 농업 비결은 농업적 전문 용어로 유축농업(有畜農業)이였다. 농민은 그 가축(소)을 노동력으로 이용하고 배설물로 퇴비를 만든다.
그때 그 가난한 외지인 그 할아버지는 가축이 없었다. 그러니 동네 개들이 배설한 똥을 모아 퇴비를 만들어 황금참외를 생산 했던 것이다.
지금은 대학총장이 된 사람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논,밭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10리 길을 걸어 달려와 어린 두 아들에게 참외 5개를 사서 비닐봉지에 넣어 점심시간에 건네주고, 바삐 일터로 돌아간 아버지의 사랑을 회고 했다”. 부친이 주고 간 참외, 그 ‘참외 5개’ ~ 어린 시절 형아와 동생이 도시락 대신 까먹었던 ‘참외5개’ 두고 두고 아버지의 사랑을 유추하며 그 추억을 지금도 회상하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 만큼 그때 그 시절에는 황금 참외가 귀한 과실이 였다.
요즘 마을마다 장터 마다 산더미같이 쌓아 놓고 판매하는 성주참외를 마음껏 먹고 동네마다 트럭으로 참외를 배달하는 스피커 소리, 참외 왔어요 황금 참외가 왔어요 자~ 한보따리에 오천원, ~ 참외 장수의 외치는 목소리를 들으며...
그 시절 가난했던 촌로(村老), 깨똥 첨지의 외동딸 사랑과, 섬마을 운동회날 황금참외 5개를 점심으로 던져주고 또 일터로 달려갔다는 대학 총장의 부친의 아들사랑이 그리워 지는 계절이다.
인간의 행복은 물질적인 부(富)에만 있지 않다 . 돈도 어느 한계점까지는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은데 그 이상은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여건속에서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지족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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