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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48 - ‘芙 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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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참 좋은 친구 김진형>
歲月의 무게를 견딘 기와는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 삭이고
젊은 날의 芙蓉은 古屋의 처마 끝에서 꽃으로 다시 還生했는데
내 그대를 물안개 피어오르는 月波亭으로 초대할지니
붉은 달빛아래 맑은 술 한잔으로 함께 이 열대야를 사루고져
체온보다 더 높은 이 무더위에 긴 글은 피차간에 짜증스러울 일이 아니겠는지요.
강릉에 사는 참 좋은 친구가 SNS에 올려준 그림 한 장을 보고“참 좋다!” 를 연발하며 서툰 시 한수로 대꾸를 해 봅니다.
부용화는 평안남도 성천기생 김부용(金芙蓉; 1813~184?)을 연상케 하거나 연관이 있다고 전해지는 꽃입니다. 金芙蓉은 송도의 황진이, 부안의 매창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명기며, 당시 여류시인을 대표하는 천재시인이기도 하지요.
그녀는 조선시대 세도가였던 연천 김이양(영조 31년, 金履陽, 1755∼1845)의 소실입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절세미인이었던 19세의 기생 부용과 당시 77세였던 평안감사 김이양이 만나 운우지정과 시문을 나눴으니 그들 사이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한 시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세대를 뛰어넘은 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애틋했던가 김부용은 김이양과의 사랑을 이렇게 말합니다.
“뜻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면 나이가 무슨 상관 있겠습니까? 세상에는 30객 노인이 있는가하면 80객 청춘도 있는 법이지요.”
80객 청춘도 있는 법이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80객에 비하면 아직 한참 애 일 뿐인데 타는 이 여름, 어디 짝퉁 부용의 애틋한 사랑 근처라도 찾아 길을 떠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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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80객 청춘도 있는 법이라..."
아직 3년 남았구려.
용기를 내어 부용화 짝퉁 대신에 울 안에 핀
봉선화나 잘 가꾸겠습니다.ㅎ
뜨겁고 찌는 이 막바지 여름날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ㅎ ㅎ 선배님.
무쟈게 더운날씨입니다.
저는 아직 철이 덜들어 가끔씩 타임머신을 타고 부용하고 황진이랑 외도도 합니다.
이제 조금씩 울안에 봉선화가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닳아 가는 중입니다.
선배님과 선배님의 봉선화님 건승을 함께 빌겠습니다.
해오락님의 댓글
해오락 작성일
내마음의 여인 아니마 , 여인속에 있는 남성 아니무스 ,그것 때문에 결혼이라는 족쇠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속임수에 생산을 가저오지요 ? 부용화 참 멋 집니다. 그보다도 시어(詩語)가 더,더,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