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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44 - ‘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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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두 차례 전교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대변을 받아 기생충검사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말이 채변이지 짓궂거나 서툰 솜씨의 아이들이 봉투가 넘치도록 대변을 받아오는 바람에 화장실도 가지않을 것 같은 곱디고운 여자담임선생님이 받아들고 쩔쩔매던 모습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가난으로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하던 5,60년대 농경사회, 대부분 농어촌지역의 인구를 중심으로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디스토마 등 충들이 우리몸속에 기생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하기만한 영양분을 빨아먹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열악한 위생환경으로 전 국민의 40%가 기생충에 감염되었다는 통계가 있는 것을 보면 당시 대한민국은 기생충 공화국이었던 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혐오하는 기생충 하나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 민 교수는 기생충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인간과 함께 살아갈 반려동물이며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막역한 사이’라고 말합니다. 교수와 기생충이 서로 숙주로 협업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지금 세계는 영화 ‘기생충’으로 떠들썩합니다. 지구촌 영화제 중 최고 권위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니요. 상상도 못했던 상상 이상의 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 저력있는 토종 한국감독이 이제는 한국만이 아니라 지구촌의 인구 40%를 기생충에 감염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국민들의 혈세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 같은 저질의 정치꾼들이 막말이나 내뱉는 사이 봉준호 감독은 세상의 영화판을 들끓게 하고 있고, 방탄소년단은 한류로 세계의 젊은이들을 설레게 하고 있으며, 류현진 선수는 메이저리그 방어율 1위에 올랐는가 하면, 손흥민은 축구의 종주 유럽무대에서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와 한 시절 동고동락을 했던 기생충, 기생충은 원래 숙주가 없으면 죽게 됩니다. 아직 개봉이 되지 않아 그 스토리를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존재들이 함께 살아나기 위해 벌이는 사건을 다룬 영화가 ‘기생충’이 아니겠는가하는 막연한 추리를 할 뿐입니다.
회충, 편충 등 기생충의 종류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그중 정치충들은 민생을 외면한 채 등원도 하지 않으면서 세비나 받아 챙기는 짓 이제 그만하길...
숙주까지 죽이는 짓 제발 그만하길...
구충제 확 뿌려대기 전에 그만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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