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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요놈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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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요놈 봐라.
농고에 다닐 때 모 선생님으로부터 참 많이 듣던 멘트 중에 하나가 “ 야, 요놈 봐라.”로 기억된다.
1970년대 중반에 농고에 들어가 보니 별의 별 친구들이 다 모여 있었다.
속된 표현으로 이렇게 다양한 인간이 모일 수 도 있구나 할 정도로 특이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집단에서 다양성이 풍부하면 할수록 리더는 힘들게 돼 있는 법이다.
예를 들어 사자새끼 5마리를 리드하는 것과 양새끼 500마리를 리드하는 것을 비교하여 어느 것이 더 힘들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이내 답이 나오리라 본다.
출신 지역도 다양했고 나이 격차 또한 다양했으며 성질들 또한 다양하기 그지없었다.
공통분모라고는 농고교복을 입고 한 교실에 모여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 이외에는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본다.
한 교실에서 배우는 학생들인 만큼 담임이나 수업담당 선생님은 싫던 좋던 그 시간을 그런 학생들과 보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선생님은 열심히 가르치려고 애를 쓰고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농땡이를 좀 더 칠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던 시절이라 생각된다.
학창시절 당시에 미래가 어떻게 열릴 것인가를 조금이나마 생각했으면 주구장창 공부만 했을 터인데 그 당시에는 미래에 관한 예측은 별로 없었다고 본다.
예나 지금이나 억압과 통제는 별로 였던 것 같다.
억압과 통제를 하는 만큼 거기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더 왕성하게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선량한 학생도 엄한 학생들의 못된 버릇을 금방 배우는 형국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선생님이 보기에는 성실한 학생으로 보이는데 막상 접해 보니 그게 아닌 경우가 한 두 학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 놈을 조용히 시켜 놓으면 저 쪽에서 일어나고 이 구석을 진정시켜 놓으면 저 구석에서 일어나는 그야말로 자유분방한 교실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선생님은 소기의 목적인 공부를 가르쳐야 한다는 일념에서 천방지축으로 행동하는 학생들을 제어하기 위해서 진땀을 빼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되었다.
좀 성실하다 싶은 학생에게 말이라도 걸라치면 일단은 반항을 하고 보는 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부산을 떤 학생 같으면 덜 하겠지만 믿었던 학생이 의외에 행동으로 표출될 때에는 선생님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아주 많이 써 먹었던 멘트 중에 하나가 위 제목처럼 “야, 요놈 봐라.”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소리를 골백번 이상 들으면서 우리는 농고의 학창생활을 했으며 그 친구들이 사회에 나와서 밥 벌어 먹고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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