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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호화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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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8-07-13 11:59 댓글 0건 조회 6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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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호화판 인생


   조선시대에 가장 왕 답게 살다가 간 사람을 찾는다면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래도 세종대왕이 아닐까 싶다. 많은 왕 중에서 백성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귱휼히 여기어 많은 치적을 남긴 왕으로 기록되고 있다. 실제로 그 왕 덕분에 우리는 한글이라는 보석 같은 언어를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그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그분의 업적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나 싶다.

 

   도덕적인 면에서는 자유스러운 왕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비 도덕적으로 왕조정치의 근간을 훼손한 사람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왕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물 불을 가리지 않았던 사람도 있었다. 채홍사라는 참 기괴망칙한 부서를 운영하여 백성을 골탕먹였던 군주도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와 보면 그런 왕들 때문에 역사스토리가 많아진 것도 맞는 이야기지만 당시에 백성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결코 소망스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에 왕이라 하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현실에서 불가능하지 않는 한 이루어질 수 있게끔 만드는 권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말 한마디이면 일반 사람들의 목숨도 좌지우지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경험한 세상을 우리는 왕조실록을 통하여 생생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힘을 휘둘렀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다. 왕 한마디면 안 되는 일이 없을 정도라 보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왕들이 경험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 아무리 유능하고 파워풀한 왕도 중국 자금성에 한 번 가 본 왕은 없었다고 기록된다. 가 보지 않기에 다행이지 만약 당시에 군주가 중국에 있는 자금성을 봤다면 신하들이나 백성들을 달달 볶았을 왕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자금성처럼 조선 땅에도 아방궁 같은 것을 짓자고 달려들었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것이다.

 

   요즘을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중국의 자금성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본다. 그것 하나만 보아도 우리는 조선시대 왕 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음식은 어떤가? 예전에 왕들이 먹었던 음식보다 더 호화스러운 밥상을 받는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한끼에 몇 만원에서 몇 십 수 만 원짜리 밥상을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왕의 수라상보다 훨씬 격이 높은 음식을 우리는 즐겨 먹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밥상 근처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열 받을지 모르지만 주말에 결혼식이라도 보러 갈라치면 수 십 가지의 산해진미가 나오는 뷔폐식도 일종의 호화판 밥상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찌하였던 우리는 옛날 왕들이 살고 있는 삶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격이 높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아이들을 키울 때 밥투정이라도 할라치면 필자는 영락없이 이런 이야기를 우리 애들한테 던졌다. “ , 너가 먹는 밥상은 옛날 임금님도 못 먹던 음식으로 깔려 있어, 알기나 하냐?” 는 식으로 애둘러 말 한 적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밥투정은 별로 하지 않은 것 같다. 밥이나 반찬 투정을 해 봐야 아빠에게서 나오는 이야기가 얼토당토 하지 않은 관계로 아예 입을 닫았는지도 모른다.

 

   예전에 도저히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우리는 마음껏 누리면서도 불만은 극에 달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본다. 왕 보다 더 격이 높은 생활을 하면서 왜 불만이 그렇게 쌓이느냐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이유를 대고 있다. 글을 쓰는 필자도 지금 불만이 많이 있다. 남들은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 맛있는 음식에 정갈한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고리타분하게 자판기나 두들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열이 오르게 돼있는 것이 인간사인 것이다.

 

   생활이 윤택해지면 질수록 만족과는 거리가 먼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배부르고 등 따시면 인생사가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이런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다보면 이 사회에서 도태되기 십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족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요놈에 현실인 것이다. 설사, 만족을 한다 하여도 옆에 놈이 색다를 일을 하면서 주변에 이목을 끌면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저변에 고약한 심성이 물질만능 시대와 겹쳐지면서 우리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지 않나 싶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날이 바로 철드는 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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