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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이야기(169) .. 백부(伯父)님 유고집에서(바둑)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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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양 작성일 2016-09-27 08:30 댓글 3건 조회 8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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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바둑왕 이세돌과 알파고 1국 대국기보 - 연합통신의 사진을 옮김.

     백부(伯父)님은 1893년생이시니 타계하신지도 약 40년이 된다. 해방전후까지
     강릉향교 직원(直員)으로 관복을 입고 다니신 사진이 있으니 당시 강릉향교의
     사무를 관장하셨고 후에 강릉향교 유도회장, 성균관 사성(司成)이 되었다.

     생전에 오로지 공자(孔子)와 관련한 말씀만 하셨고 각종 놀이등 잡기(雜技)를
     멀리 하셨는데 남기신 유고에 보니 기(碁, 바둑)라는 제목을 칠언율시가 있다.

         彈碁消日坐如仙 [탄기소일좌여선]  바둑알 튕기며 앉아 신선처럼 소일하니
         局上風塵手下圓 [국상풍진수하원]  바둑판의 풍진이 손끝에 달려있네.
         黑子行時兼白子 [흑자행시겸백자]  검은 돌 놓으니 희 돌을 따라 놓고
         老年對處又靑年 [노년대처우청년]  늙은이 수를 쓰니 젊은이도 대처하네.
         許多殘石縱橫地 [허다잔석종횡지]  많은 죽은 돌이 가로세로 땅에 널려
         無數明星錯落天 [무수명성착락천]  무수한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진듯
         先後奇謀君識否 [선후기모군식부]  앞뒤의 묘수를 그대는 알지 못하니
         乍攻其內後攻邊 [사공기내후공변]  때로는 안을 침범하다 갓쪽을 치누나.

     한시(漢詩)로 무궁무진한 바둑의 묘수를 표현하기를 어려울 것이다. 초등학생때
     선친으로부터 바둑을 배워 때때로 바둑을 두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니 바둑을
     그만두고 공부하라고 하신다. 공부가 안되고 잠자리에 누우면 천정에 바둑판이
     나타나고 흑백(黑白) 바둑알이 바둑판에서 난무한다. 그래서 그만 두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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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신선놀음(바둑)에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른다"는데 
바둑 실력은 오목 수준에 바둑알로 고스톱 밑전으로 쓰는
한심한 형편이니..

백부님께서는 흩어진(죽은) 바둑알을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로 표현하셨군요.
(천정에서 뱅뱅 돌던 바둑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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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소리님의 댓글

바람소리 작성일

백부님게서 성균관 사성이셨다니 그분의 덕망과 학식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됩니다.
내력있는 집안의 형통을 이어받으신 선배님께서 한시에 대한 남다른 지식과 애정이 우연이 아님도 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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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양님의 댓글

세양 작성일

괜히 백부님 이야기를 썼다가 과찬(過讚)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옛날분은 옛날 분이고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니. . .
오늘 선배님들 모시고 인근 골프장에서 하루를 보내는데 나보다 8년선배부터
7년,6년등 나이 80세가 되시는 선배들이 여전히 힘차게 채를 휘둘르니 가장 젊은 후배가
부끄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해 지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