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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데 오천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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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4-20 08:50 댓글 0건 조회 9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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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데 오천년이 걸렸다.

  화장실은 인간의 생명이 존재하는 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시설물 중 하나일 것이다. 인간을 만들 때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 화장실 같은 것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좋았을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더 진화를 시켜 화장실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인간을 만들지 않는 한 화장실과 잠시도 떨어져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화장실과 처갓집은 멀면 멀수록 좋다고 했다. 처갓집이 멀어야 한다는 것은 차후에 살펴볼 과제라 본다. 화장실은 위생관념이 철저하지 않은 시절에도 불결하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해서 가급적이면 인간의 생활공간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적으로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도 문제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파리나 구더기는 위생해충으로 인간의 사랑을 받기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변소에서 나오는 물질은 거름으로 이용되었다. 예전 도시 인근에 있는 토지의 거름은 주변에서 나오는 인분으로 처리했었다. 재래식의 운반법으로 똥장군이 활용되었다. 위생적으로는 최악으로 다가왔지만 퇴비나 비료가 마땅치 않았던 시절에 오줌 똥은 그야말로 훌륭한 천연비료였던 것이다. 인분을 너무 많이 사용한 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먹으면 채다리라는 식중독 비슷한 생리장애를 겪었던 기억도 난다. 그보다 더 현실적이었던 것은 인분에서 나오는 회충이나 촌충 등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이 너무 많았었다는 것이다.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오면서 이런 진풍경이 사라진 것이다.

 

  이야기를 좀 바꾸어서 옛날에도 집 안에서 대소변을 받아냈던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국 인간의 분뇨를 실내에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는 극히 일부의 경우로 조선시대 왕의 경우 배설물을 늘 점검하는 차원에서 실내에서 배변처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는 변소가 실내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요강같은 용기를 통하여 받아낸 것임으로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왔다는 개념과는 좀 다르게 봐야 할 것이다.

 

  화장실에 관한 사연은 많이 있었다고 본다. 예전에는 화장지라는 것이 없었음으로 다른 방법으로 배변 후 처리가 있었을 것이다. 다행이 지금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종이라른 것이 나온 이후라 나이가 좀 든 사람도 신문지나 책을 뜯어서 처리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고 혹자는 11장씩 넘기는 달력을 이용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모 국가에서는 아예 천장이나 측면 벽이 없는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온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5천년동안 생각조차 못하고 살아온 것이다. 우리의 역사로 보았을 때 극히 최근에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오게 된다. 신세대의 경우 화장실이 집 밖에 있다는데 대하여 이해를 못하겠지만 구 세대는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와 있다는데 대하여 호기심을 떨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일상사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장면을 화장실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세상이 변하고 발달하면서 인간의 생활은 점점 편리해지고 있지만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화장실의 실내화는 우리의 생활사에서 그야말로 획기적인 변화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엄동설한 소,대한 추위에 벌벌 떨면서 파자마 바람으로 문밖 화장실을 간다고 상상을 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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