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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68 -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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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7-04-19 14:42 댓글 0건 조회 8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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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화사해서 좋고

잎은 푸르러서 좋다.

꽃이 진 다음 잎이 피어 빈자리를 메우니

봄 간다 서러워 마라

연두색 별들이 가지마다 열렸으니

몇 잎 따다가

그대 손위에 놓아주고 싶다  

지난 주말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공원 벤취에 앉아서 날려 쓴 메모 한 자락입니다. 내 작은 수첩은 늘 이런 허잡하기 짝이 없는 글귀들로 낙서되어있습니다.

이런 메모들은 p.c의 워드작업을 거쳐 신문의 칼럼이 되고 우리 중앙고 홈페이지 의 작은 공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주로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지난주는 그러고 싶었던가 왠지 손 글씨로 메모를 해두었습니다  

순간 순간이 소중해서, 그리고 훌쩍 지나가버리면 잊혀지니까 늘 메모하고 폰카로 아름다운 장면을 스케치를 해 시간과 세월을 갈무리 해 두려는 나만의 한 가지 삶의 방식입니다. 이런 메모장은 아마 서고에, 연구실에, 차 트렁크 구석 구석까지 뒤지면 아마 수십권은 될 듯싶습니다  

누구는 하루같이 일기를 쓰고, 누구는 생각이 떠오를 때 마다 시를 쓰고, 누구는 머릿속이나 가슴속에 잊고 싶지 않은 장면이나 사건을 곱게 저장해둘 것입니다.  

기억과 추억의 한계를 넘기 어려워 한줄 글을 쓰는 사이

벚꽃이 바람에 지면서

남도 어딘가에는 청보리가 이랑 이랑 피고

~~ 시나브로 봄날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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