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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떠난 뒤 나팔 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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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이 즐겨 사용한 은유적 표현 중에 재미나 의미 있는 것들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적 언어생활이 급속도로 발전되면서 이런 표현들은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일부 생명력을 가지고 사용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또 떠난 뒤 나팔 불기”가 아닐까 싶다.
사또의 지위는 지금 시대에서 추정해 본다면 시장이나 군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권한이 상당히 분산되어 시장이나 군수는 지정이나 군정을 통할하는 정도였지만 과거에 사또는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권력을 총 망라하여 지고 있었다고 알려진다. 그야말로 종합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지금처럼 도로나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 지방관리의 수장인 사또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모든 권한을 가졌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또가 부임하거나 이임할 경우 그 지방이 들썩거릴 정도로 큰 행사였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사또가 떠난 뒤 나팔을 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권한이 막강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지금 군수나 시장이 떠난다고 나팔을 불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혹 이 취임식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 간단한 연주 정도를 해 주는지는 모르지만 대 놓고 나팔을 불어주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또와 상응하는 사람에게 나팔에 준하는 환대를 하지는 않지만 현대적인 방법으로 나팔을 불어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호구지책으로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또 어떤 이는 보이지 않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다. 단 옛날에는 나팔을 불어주면 되었는데 현대판에서는 나팔을 부는 대신 다른 방법이 그 자리를 꿰 차고 있을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왜 사또 떠난 뒤 나팔 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에 대해서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제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사또의 은덕을 입었는데 미처 챙겨주기도 전에 떠나 버린 것을 아쉬워하면서 나팔을 불었을 수 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공사를 분간 못하는 사람이 철없이 의미없는 나팔을 불었을 수 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속내는 있을 때 잘 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표현이 아닐까 싶다. 결국 현재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이다. 떠난 뒤 아무리 칭송을 한다 한들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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