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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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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2-07 08:49 댓글 0건 조회 1,3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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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옛 선비들이 즐겨 인용했던 식물 중에 제 1번이 매화꽃입니다.

추운 겨울 풍설에도 꼿꼿하게 품위를 잃지 않고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식물 중에 으뜸으로 쳤던 것 같습니다.

다른 꽃 들은 조그만 비바람에도 그냥 흩날리듯 없어지나 이 꽃 만큼은 그 모진 삭풍과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에서 선비의 기개를 찾았나 봅니다.

 

오늘 아침 옛날 공설운동장 자리에 만들어진 단오문화관 앞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무심결에 다닐 때에는 매화꽃이 피었는지 졌는지 보이지 않았었는데 오늘 아침은 특별히 눈에 띄어서 한 장면 담아봤습니다.

매화는 다른 꽃에 비해서 화려하거나 향기가 진하거나 꽃이 크거나 하는 특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겨울철의 혹한을 뚫고 맨 먼저 피어나는 꽃이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옛날 선비들로부터 격찬을 아끼지 않고 받았던 꽃으로 인식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옛날 선비들은 매화나 난초, 국화, 대나무를 선호했을까요?

매난국죽은 실제 우리 주변에서 흔한 식물이라고 볼 수 있죠.

단 난초는 옛날 중부지방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유통과 재배기술의 발달로 흔해빠진 꽃으로 전락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엄청 귀한 꽃으로 통했습니다. 오죽 귀하게 생각했으면 공자가 수레를 타고 가다가 길 가에 난초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려서 보고 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자의 정신을 받들어 우리나라 옛 선비들이 난초에게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지요.

여기서 말하는 난초는 우리가 흔히 키우는 호접난이나 카틀레아, 심비디움이 아니라 동양란을 의미합니다.

 

이야기가 매화에서 갑자기 난초로 옮겨 간 것 같습니다.

매화는 우리나라 산악지대나 고 위도 지대를 제외하고 재배가 많이 되는 식물입니다.

꽃 보다는 매실이라는 열매를 생산하기 위해서 많이 재배하지요.

재배방법이 별로 까다롭지 않아 집에서 한 두 그루 키우기도 좋고 공터가 있으면 경제적인 재배도 가능한 식물이라 봅니다.

요즘은 너무 많이 생산되어 가격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뭣이 좀 된다 하면 어중이떠중이 다 딸아 붙어서 먼저 도입한 사람이나 나중에 붙은 사람이나 다 망가지는 사회로 가는 모습을 봅니다.

 

매화의 가공품으로 가장 흔히 알려진 것이 매실청일 것입니다.

5월말 경부터 매화가 노랗게 익기 전까지 따서 설탕에 재워 놓았다가 나온 엑기스를 식용으로 이용하는 것이죠.

건강에 좋다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안 먹은 것 보다야 좋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매실장아찌가 있습니다.

우리 몸에 들어가 별로 좋지 않은 균을 청소한다는 작용도 있어서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우메보시라 하여 자기들의 고유한 음식문화로 전 세계에다 대고 자랑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이군요.

제가 농공고에 입학 수속을 밟기 위해서 학교로 내려갔었습니다.

입학을 위한 사전 단계였으니까 아마 이맘때 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현 강당에서 남쪽으로 실개천이 흘렀고 그 개천 너머 산 자락 밑에 과수원이 있었습니다.

그쪽을 바라보니 지금 사진에 보는 꽃 비슷한게 피어있었던 기억이 아련히 납니다.

겨울철에 피었던 꽃이라 더 인상 깊게 남았던 것 같습니다.

40여년의 세월은 갔으나 매화꽃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매화가 피면 봄이 머지않아 올 것입니다.

준비하는 자가 미래를 좀 더 활짝 열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 미래는 아니라도 올 봄 만큼은 어떤 씨앗을 뿌리는 것이 그래도 더 나은 수확을 거둘 것인가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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