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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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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치기에 이런 이야기가 더 부각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기대가 컸는데 의외로 기대보다 더 대단했다.” 라는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세상에는 글로 표현할 영역이 있고 그렇지 못할 영역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이다. 너무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북극 지방에서 나타나는 오로라를 난생 처음 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라 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 자연의 신비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용이치 않을 것은 글 자체가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커버하지 못함도 있으리라 본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고 난 뒤 우리의 언어로 다 표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알았다.
우리가 두 눈으로 사르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면서도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냥 아름답고 웅장하였다라고 표현하면 그 건축물을 설계하고 짓는 사람에게 모독적인 발언으로 들릴 수 도 있다고 본다. 인간의 세계를 넘어서 만들어지는 역작이라 표현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이다. 이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너무 초라해서 어디가서 명함을 내 밀기 쑥스러울 정도이다. 세상에 별로 아름답지 못한 문화가 남과 비교를 하는 것이라 했는데 내 스스로가 그 룰에서 벗어나고 있으니 이 또한 딱한 현실이 아닐까 싶다.
유럽의 성당은 대부분 고색창연 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최근에 지어지고 있는데 대하여 특이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성당 건축물이 오래 되어야 제 맛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대판에도 과거 스타일의 건축물을 더 멋있게 건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성당을 짓는다고 하면 현대 기술을 동원하여 예배를 보기에 가장 최적의 조건으로 만들었을 것 같은데 이 성당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시공 방법은 현대식으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기본 골격을 과거 스타일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았다. 굳이 과거 형태로 짓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리라 본다. 과거형이 현대 스타일에 비해서 종교적 영감을 불어 넣는데 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시점에서 이 건축물을 고안하고 설계한 가우디의 입장에서 이 세상에 없는 독보적인 성당 건축물을 통하여 신적 영감이 저절로 떠 오를 수 있도록 고안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간다. 결국 가우디가의 입장에서도 과거 성당 스타일이 그래도 영적인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데는 그래도 최적이라 판단했으리라 생각된다. 성당에 들어서는 순간 종교가 없거나 카톨릭이 아닌 종교를 가진 사람도 저절로 카톨릭에 빠질 수 있도록 만들어 진 것이 아닌가 싶다.
돌로 쌓아 올린 건축물에 힘의 균형을 어떻게 잡았느냐가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는다. 고대에 걸처 중세를 지나면서 유럽에 성당은 다양하게 건축되어 졌다고 본다. 물론 기본틀은 소위말해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것이 많다고 한다. 사르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석축물을 보면서 이해하지 못할 몇 가지 의문사항을 보고 왔다. 보통의 성당에서는 중간이나 가장자리에 기둥이 상부에 건축소재를 떠 받치고 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상부가 높고 많은 량의 건축소재가 올라갈수록 기둥은 굵어지게 설계되었다. 기초가 탄탄해야 지상부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고 만에 하나 지진이라도 발생되었을 때 어떻게 견디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설계도에 다 나와 있으리라 보지만 식견이 일천한 보통사람이 보았을 때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많이 있었다. 이 성당에 기둥을 보면 처음은 하나의 큰 기둥으로 출발하지만 꼭대기에 닿기 전에 Y자형으로 가지치기를 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돌을 가지고 쌓아 올린 건축물에 가지치기를 하여 기둥을 두 세 개 뺄 수 있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콘크리트나 철강 구조물에서는 어렵지 않은 시공법이지만 돌을 쌓아서 만든 구조물을 직선이 아닌 사선으로 빼면서 그것도 가지치기를 하여 시공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하기 어려운 공법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보통 사람이 뻔히 보면서도 이해를 못하는 공법을 통하여 거대한 석축물이 지탱되고 있다는 것인 다 같은 인간이 만들었음에도 신비스러움이 저절로 우러 나왔다.
천장과 측창 디자인이 독특하였다. 특히 천장 디자인은 빛을 어떻게 이용하였는지 모르지만 신비와 특이함이 저절로 보이게끔 되어 있었다. 인공 조명이 아닌 자연의 빛을 이용하여 디자인 된 천장이 더 환상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처다만 보아도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끔 디자인 되었으며 그 디자인 문양도 이 세상에서 보지 못한 것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연채광과 인공조명 그리고 독창적인 천정 디자인을 통하여 보통 사람의 상상을 넘어선 세계를 가감없이 연출하고 있었다. 천정의 디자인은 곡선과 원형, 직선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조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원이 있으면 주변에 결각을 준 디자인 그리고 그 주변에 조명 그리고 그것을 받쳐주는 백 디자인 들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인간과 신의 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문양도 시설물에 어울리게 만들었는데 그것을 어떻게 상상하고 상상한 문양을 어떻게 현장에 접목시켰는가에 대해서도 미스테리 할 정도로 대단했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스럽고 독특한 장면을 연출하게 한 가우디의 능력을 평한다는 자체가 촌스럽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든다.
하드웨어에 소홀히 하지 말자. 앞으로의 세상은 소프트웨어가 지배를 한다고 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 본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여주면 뭐라고 이야기 할는지 듣고 싶다. 사이버 상이라던가 컴퓨터를 통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하드웨어가 받쳐주었을 때 더 빛이 날 것이라 본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신봉자는 상상의 건축물도 소프트웨어로 충분히 커버를 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실제 존재한 하드웨어를 보면 또 새로운 세계가 열리리라 본다. 이 성당을 보면서 과연 우리 조상이 만든 똘똘한 하드웨어는 어떤 것이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를 너무 비하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의 하드웨어는 절 밖에 없을 정도라 본다. 물론 서양에 성당이 있으면 한국에 절이 있는게 맞다. 그런데 이 절은 성당에 비하여 스케일이 너무 초라하다는 것이다. 우리도 과거 경주에 대한한 절이나 종교 시설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예 없던 시설물도 아닌 것인데 그루터기가 있는 것을 복원하여 우리 것으로 만든다면 이 또한 세계적인 명물이 될 것 같은데 그런데 관심을 가진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대단한 성당을 보고 이 정도의 글 밖에 쓸 수 없는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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