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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길묻 2 - 『진정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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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24-03-04 13:56 댓글 0건 조회 4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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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2024.jpg

 

눈쌓인 한겨울에 요리해 먹는 꿩고기가 얼마나 맛있었으면 일거양득을 꿩 먹고 알 먹고라는 말로 대신했을까.

 

꿩만두는 살과 뼈를 함께 갈듯이 다져서 갓김치 두부와 함께 버무려 만두 속을 넣어야 제맛이 난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있듯이 맛에 있어서 만큼은 꿩고기의 우위를 말해준다. 지금은 사라진 겨울철 꿩 사냥은 요즈음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재미와 추억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일부 가금사육 농가에서 사육을 하기도 하지만 꿩이란 놈은 본시 성질이 급하고 자유분방하기 짝이 없는 동물이다.

 

장자는 자연속에 살아가는 꿩을 모티브로 이런 글을 남겼다.

 

澤雉十步一啄(택치십보일탁)

百步一飮(백보일음)

不蘄畜乎樊中(불기축호번중)

神雖王(신수왕) 不善也(불선야)

 

숲에서 살아가는 꿩은 알곡 하나라도 주워 먹으려면 열 번도 더 깡총거려야 하고, 물 한 모금 마시려면 백번도 더 날개짓을 해야 한다. 그러나 원하는 모든 것이 눈앞에 있다 하더라도 꿩은 결코 장에 갇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직 자유롭게 훨훨 날아 스스로 양식을 구하려 한다는 뜻이다.

 

닭장 속의 닭은 편하다. 호시탐탐 생명을 노리는 솔개를 피할 수 있고, 주인이 때마다 먹이를 가져다가 뿌려주니 궂이 먹이를 구하러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닭은 주인을 위해 하루같이 달걀을 낳아주어야 한다. 일종의 묵시적인 계약과 같은 것이다. 닭은 제가 낳은 알이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오로지 모이에만 집중한다. 오죽해서 닭대가리라고 힐난했을까만은 그러다가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 닭갈비나 치킨이 되어 식탁 위에 오른다.

 

장자는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들짐승들로부터도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닭장 속의 닭이 되느니 춥거나 덥거나 배고프더라도 마음껏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는 꿩이 되라고 한다. 열 번 뛰고 백번 날아다니더라도 얽매여 살지 말고 자유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사라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장자가 살았을 때의 환경과 AI와 쳇GPT가 산업의 중요 방식이 되고 로봇이 인간을 삶에 개입하는 초과학 시대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중되는 사회적 · 경제적 격차, 끝없는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과 사회 적 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도덕이나 윤리도 사람과의 관계나 존중도 자연과의 교감도 사치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구속이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 궁극적으로 인간이 지향하는 삶은 종속적이 아니라 독립적이라는데 그의 사상은 꽂혀 있다.

 

자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모르는 어떤 위정자는 입만 열면 수십 수백 번 자유를 말하면서도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민을 속박하려 든다.

 

4월이 오고 목련이 피는가 싶게 금시 후두둑 후두둑 지면서 여기저기서 평화로이 나비가 날아드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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