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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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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소나무
사군자(四君子) 하면 하면 梅蘭菊竹을 일컫게 된다.
매화는 혹독한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늦겨울부터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난의 잎은 화본과
풀잎처럼 생겼지만 아름다운 꽃과 고혹한 향기를 뿜어대면서 군자의 취향과 맞아 떨어진다.
국화는 늦가을에 서리가 내리는데도 굴하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뽐내며 대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청청함을 잃지 않고 그 자태를 유지하고 있음이 군자의 도리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군자는 동양화나 우리 민속미술에도 줄기차게 등장하는 소재 중에 으뜸일 것이다.
그 중에서 특별나게 더 등장하는 소재는 역시 동양난일 것이다.
이렇듯 한국 사람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사군자에 대한 매력은 남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지금은 군자의 시대도 아닌데 군자의 기질을 닮았다고 그렇게 열광하는 것은 전래하는 문화의
힘이 아닐까 싶다.
사군자에다 하나 더 포함시켜서 오군자를 만든다면 아마 소나무가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소나무를 끼워 넣어서 오군자를 만들고 싶었는데 꽃의 모양이 신통치 않아서 그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해 본다.
하지만 겨울철에 독야청청하는 식물로서는 소나무만 한 것도 없을 것이다.
어찌하였던 간에 소나무도 모양새나 꿎꿎한 기개를 보면 군자의 반열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는 나무로 보인다.
겨울철의 혹독한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푸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 해도 군자의 기질에
부합할 것이다.
아무리 매난국죽이 용을 쓴다하여도 겨울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를 능가할 수 있는
식물은 보기 어려우리라 본다.
꼿꼿이 자라서 훌륭한 동량으로 쓰여짐은 물론 모양새도 그 어떤 나무보다 훨씬 더 품위와
격조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국적으로 많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지만 우리 고장의 소나무는 유별나게 많이 분포되어 있다.
산불에 취약한 것이 흠이라면 큰 흠이지만 모양새로만 보았을 때 소나무에 필적할 만 한 나무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지역에 유명한 명승지를 더 빛내주고 있는 대표적인 나무가 소나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강릉의 명물인 소나무가 수도권 아파트에 사용되는 조경수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소나무가 많이 산재해 있지만 유독 영동지방의 소나무가 선호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울진에 금강송도 있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소나무의 경우 수도권까지 운반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감으로 자연스럽게 이 지역 소나무의 선호도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소나무가 조경수로 쓰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소나무는 직근성에다 옮겨 심는데 취약한 나무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아파트나 대형 건축물이 들어서는 곳에 소나무조경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큰 소나무를 옮겨 심었을 때 살릴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큰 이유는 큰 분을 떠서 운반할 수 있는 기술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강릉지역의 소나무가 왜 그렇게 수도권에서 각광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 들여다보자.
금산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빠져나와 홍제동 영동대학을 지나면서 강릉시내로 들어오는 길과
경포나 교동신택지로 갈라지는 양 길 중앙에 소나무 가로수가 있다.
고속도로를 통하여 강릉으로 오게 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웅장한 소나무가로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대형 소나무 가로수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지방의 관문에 있음으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조경소재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소나무가 조경용을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은 소나무 재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영동지방에는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절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소나무가 가지는 특유한 형질이 그대로 발현됨으로서 타 지역에 소나무와 품질 면에서
차별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전국에서 최고의 품질로 입증이 되고 있음은 물론 그런 자원이
풍부함으로서 사시사철 조경용 소나무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라 보면 될 것이다.
조경용 소나무는 역시 형태나 폼이 좋아야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형태나 폼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겨울철에 눈이라는 설도 있다.
보통 소나무는 직립성이기에 하늘을 향해서 빳빳하게 서는 특징이 있으나 우리지역에서 어느
정도 큰 소나무는 겨울철 눈으로 인하여 가지가 늘어진다는 것이다.
마치 속리산 법주사에 있는 정2품송처럼 가지가 멋들어지게 늘어지면서 소나무 특유의 폼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타 지역에 소나무에서 맛볼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것이 우리지역에서 나는 소나무라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 조경용 소나무가 왜 매력적인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과거에는 목재나 땔감 정도로 인식되었던 소나무가 이제는 조경용으로 귀하게 쓰이는 시대로
되어버렸다.
멋들어지게 키운 소나무의 가치는 그 어느 조경소재보다 더 크다는 것도 이미 일반화되었다고 본다.
가치의 판단기준도 세월이 변하면서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 한 장면이라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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